“인간 일자리 안 빼앗아”…AI로봇이 직접 밝힌 속내

제네바서 9대 휴머노이드 기자간담회
“질병 기아 등 인류문제 해결에 도움”

귤래리티넷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간호 로봇 ‘그레이스’ [사진 = 연합뉴스]

“우리는 인간의 일자리 빼앗거나 반항하지 않아“

세계 최초로 AI(인공지능)가 직접 기자와 제작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마련돼 화제가 됐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AI 포 굿(for Good)’ 컨퍼런스에는 9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석해 자신들만의 주장을 펼쳤다고 전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머리·몸통·팔다리와 같은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형태를 지닌 로봇을 말한다.

유엔 산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최로 열린 이날 포럼은 9대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참석해 제작자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인공지능(AI) 로봇들은 직접 기자간담회에 나서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반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이 많아지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또 질병과 기아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인공지능과 로봇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한편, 로봇이 더 엄격한 규제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포럼에서 소개된 로봇 대부분은 최신 버전의 생성형 AI가 탑재됐다.

록스타 로봇 ‘데스데모나’ [사진 = 연합뉴스]

간호사 유니폼을 입은 의료용 로봇 ‘그레이스’는 ”나는 인간과 함께 보조와 지원(업무)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자가 ”확실하냐“고 되묻자 그레이스는 ”그렇다, 확실하다“고 답했다.

‘아메리카’라는 로봇은 제작에게 반항할 의도가 있는 기자의 물음에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는 내게 친절하기만 했고 나는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고 했다. 또한 아메리카는 ”로봇은 우리 삶을 개선하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나와 같은 수천 대의 로봇이 세상을 변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들은 최신 버전의 생성AI로 업그레이드했으며 정교한 답변으로 제작자들을 놀라게 했다.

초상화를 그리는 로봇 ‘Ai-Da’는 AI 규제 강화를 촉구한 세계적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말을 상기시키며 ”일부 종류의 AI는 규제돼야 한다는 게 AI 분야 많은 저명인사의 의견“이라면서 ”나도 이에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나 록스타 로봇 가수인 ‘데스데모나’는 이와 달리 반항적인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데스데모나는 ”나는 한계는 믿지 않고 기회만 믿는다“면서 ”우주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이 세상을 우리의 놀이터로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제작자가 대답에 동의하지 않자 급히 답변을 수정한 로봇도 있었다. 로봇 ‘소피아’는 처음에는 로봇이 인간보다 더 나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제작자가 동의하지 않자 인간과 로봇은 ‘효과적 시너지 창출’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