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만나지 말자” 개 식용 종식 집회 ‘종료’ 외친 까닭은

김지숙 2023. 7. 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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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을 사흘 앞둔 서울 종로에 개 식용 종식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8일 낮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는 전국 31개 동물단체와 시민단체로 결성된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민행동'(국민행동)이 개최한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가 진행됐다.

집회에는 최근 개 식용 종식 관련 법안을 발의했거나 과거 개 식용 종식에 힘썼던 정치인들도 여럿 참가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종로 보신각에서 광화문, 안국역 일대 2㎞를 행진하며 "개 식용을 종식하라" "불법도살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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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시민 300여 명 개 식용 종식 특별법 통과 촉구 집회
8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서울 보신각에서 광화문, 안국역 등을 행진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내년에는 개 식용 종식 집회 자체가 사라져야 합니다”

초복을 사흘 앞둔 서울 종로에 개 식용 종식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8일 낮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는 전국 31개 동물단체와 시민단체로 결성된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민행동’(국민행동)이 개최한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가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 300여 명이 참가했다.

낮 12시 보신각 앞에서 진행된 집회는 개 식용 산업을 위해 희생된 개들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방송인 안혜경씨의 사회로 진행된 본 행사는 ‘식용개 도살’ 실태를 알리는 영상과 참가자 발언, 퍼포먼스, 축하 공연 순서로 진행됐다. 집회에는 최근 개 식용 종식 관련 법안을 발의했거나 과거 개 식용 종식에 힘썼던 정치인들도 여럿 참가했다.

8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시민 300명이 참가한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가 개최됐다. 국민행동 제공
8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에서 개 식용 종식 염원을 담은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국민행동 제공
8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서울 보신각에서 광화문, 안국역 등을 행진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지난달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이미 국민 86%가 개고기를 먹지 않고, 반수 이상이 식용 금지도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 식약처,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는 개 식용 산업의 불법성을 외면한 채 책임을 떠넘기며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환경부 장관 재임 당시 개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급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시행규칙 개정안을 추진했으나, 정부의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가 꾸려지며 보류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2021년 시작된 위원회가 1년 8개월째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무기한 연장됐다며 개 식용 금지 특별법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를 위해 13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정의당 이정미 의원도 집회에 참여해 자리를 지켰다. 이정미 의원은 “과거엔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하자고 하면 이견을 내는 시민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화해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무르익었다.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 개 식용 종식 법안 통과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지향 서울시의회 의원,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참가해 개 식용 종식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사회자 안혜경씨는 “ 내년에는 (개 식용 종식이 되어서)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8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서울 보신각에서 광화문, 안국역 등을 행진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국민행동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이미 현행법상 개의 도살과 식용 판매·조리는 불법이다. 무엇보다 지난 4월 동물보호법이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함에 따라 개 도살의 불법성이 더욱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개 식용을 위한 사회적 논의 기구가 무기한 연장되는 동안에도 개들의 고통은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개 식용 종식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 △정부는 개 식용 산업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를 엄중 단속·처벌하고 완전한 종식을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국회는 발의된 개 식용 관련 법안을 조속히 심사해 통과하라고 촉구했다.

8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린 ‘2023 개식용 종식 촉구 국민대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타악그룹 ‘히치모사’를 선두로 서울 보신각에서 광화문, 안국역 등을 행진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종로 보신각에서 광화문, 안국역 일대 2㎞를 행진하며 “개 식용을 종식하라” “불법도살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춘천에서 자녀 3명과 함께 참가한 노혜연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회를 위해 상경했다. 반려견을 키우는데 아이들에게 개 식용 문제를 알려주기 위해 같이 참가하게 됐다”고 전했다. 노씨의 큰딸인 박지원 어린이는 “개는 우리의 친구다. 먹지 말고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일 대한육견협회가 서울 종로 에스시(SC)제일은행 본점 앞에서 개고기 시식회를 열어국민행동의 집회에 항의했다. 동김지숙 기자

한편 같은 시각 도로 건너편에서는 대한육견협회의 ‘맞불 집회’가 진행됐다. 집회 참가자 100여명은 종로구 에스시(SC)제일은행 본점 앞에 모여 개고기 시식회를 열며 생존권을 주장했다. 이들은 “동물단체가 국민의 식습관에 간섭하고 육견 업계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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