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시진핑에게 푸틴 가리키며 "조심해" 경고

바이든, 지난 3월 러시아 다녀온 시진핑에게 경고
우크라 사태 이후 러시아에서 美 기업 수백개 빠져나갔다고 언급

지난해 11월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이 악수를 위해 걸어가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와 가까워지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철수한 미국 기업들을 언급하며 “위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7일(이하 현지시간) 미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밝히지 않은 채 시진핑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경고는 시진핑이 지난 3월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다음에 이뤄졌다.

인터뷰에 따르면 바이든은 시진핑에게 “이건 위협이 아니라 의견”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들어간 뒤 600개 미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그리고 당신은 내게 당신네 경제가 유럽과 미국의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심해라. 조심해라"라고 말했다.

시진핑은 올해 3월 20∼22일 러시아를 국빈방문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최고 예우로 시진핑을 맞이했다. 당시 러시아 국영 매체들은 양국 관계가 "역사적으로 최고점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은 3월 방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푸틴의 주장을 지지하는 원론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구체적인 약속이나 보장은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보도에서 중국 관계자를 인용해 시진핑이 당시 푸틴에게 직접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쓰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정부는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시진핑과 푸틴은 지난 4일에도 인도 뉴델리에서 화상으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다시 대화했다.

바이든은 자신의 경고에 시진핑이 어떤 반응을 보였냐는 질문에 "그는 귀를 기울였고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는 알다시피 완전히 러시아쪽으로 가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나는 우리가 이걸 헤쳐나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대만 문제와 동중국해 영유권, 반도체 및 무역 분쟁 등 다양한 현안으로 갈등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결별이 아닌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7일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남에서 "미국은 승자독식의 방식이 아닌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되는 공정한 규칙에 기반한 건전한 경쟁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