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새 시대를 만나려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 [MD칼럼]
[강다윤의 카페인]
'모차르트!'의 새로운 10년을 이끌어 갈 '뉴 제너레이션'은 어떨까.
지난달 15일 개막한 뮤지컬 '모차르트!'는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으로, 1999년 오스트라 비엔나 초연 이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는 2010년 초연해 올해 7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이와 함께 이해준, 수호, 유회승, 김희재를 캐스팅해 앞으로의 10년을 열어갈 '뉴 제너레이션'을 예고했다.
'모차르트!'는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주어진 운명과 자유로운 인간이고 싶은 내면의 고뇌를 그렸다. 때문에 모차르트의 위대함보다는 '아마데'(어린 모차르트로 의인화된 그의 천재성)와 싸워나가는 삶의 여정이 포인트다.
붉은 커튼이 열리고 지휘하는 모차르트의 뒷모습으로 공연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관객들을 반기는 건 대극장의 웅장함이다. 18세기 유럽의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의상,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무대 등 볼거리가 쏟아진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놓은 것 없는 소품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다.
그 무엇보다 '모차르트!'를 빛내는 건 넘버다. 공연 속 공연을 보는 느낌의 '나는 쉬카네더', 강렬한 존재감과 임팩트의 '모차르트는 왔나?', '쉬운 길은 늘 잘못된 길' 등이 인상적이다. 특히 1막에서 만날 수 있는 '황금별'은 백미다. 관객석을 향해 조명이, 황금별이 쏟아질 때면 감동과 황홀함이 밀려온다.
다만 서사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차르트의 천재성과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부터 콜로레도 대주교의 속박, 강압적인 아버지 레오폴트와의 갈등과 애정, 콘스탄체와의 사랑 등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 많다. '마술피리'가 나올 때는 반갑기보다 음악사에 남긴 족적까지 짚어주고자 하는 느낌을 받았다.
장면과 장면의 연결도 매끄럽지 못하다. 1막에서 모차르트가 만하임, 파리, 빈을 돌아다닐 때는 자칫 잘못하다간 감정선은커녕 배경마저 놓칠 위험이 있다. 웃음을 유발하려 했을 '신의 계시' 장면은 어색함만을 남겼다. 모차르트의 곁을 맴돌며 공연의 처음과 끝을 함께하는 '아마데' 역시 쉽게 정체를 알아채기 힘들다. 관객들 모두가 모차르트와 그 삶을 잘 알고 있으며, 지난 공연도 봤을 거라는 전제까지 깔고 있는 듯하다.
넘버는 공연을 채워주고 서사는 빈약함을 드러낸다. 그렇기에 배우들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들의 손짓 하나, 표정 하나, 감정 하나가 그 빈틈을 메꾼다. 쉬카네더 역의 육현욱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무대를 휘젓는다. 콜로레도 대주교 역을 맡은 민영기는 감히 완벽하다 말하고 싶다.
모차르트 역 수호는 고운 음색과 어색하지 않은 몸놀림이 분명 장점이다. 눈을 반짝이며 소년 같은 모차르트의 성장을 그릴 줄 안다. '모차르트!'의 뉴 제너레이션과 함께 수호 역시 한 걸음 더 내딛길 바란다.
오는 8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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