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드러나는 비극…"출생 미신고 영아 수사, 신속·엄정하게" [주간 112 리포트]
지난 7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전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시·도청에 출생 미신고 영아 사건 867건이 접수돼 780건(사망 11건, 소재 불명 677건, 소재 확인 92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30일 국수본이 출생 미신고 영아 사건 79건을 수사 중이라고 발표한 이후 10일도 지나지 않아 10배 가까운 수사가 진행 중인 셈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을 계기로 2015~2022년 기간 동안 2236명의 영유아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안 된 사실을 파악했고, 보건복지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전수조사가 지난 7일 마감된 가운데, 그간 수사 사건 증가 추이를 보면 경찰이 지자체로부터 의뢰받아 착수한 수사 건수는 1000건에 육박할 수 있습니다.
출생 미신고 영아 가운데 사망자는 6일 오후 2시 기준 27명까지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11명에 대해서는 살해됐을 가능성을 두고 경찰이 수사 중이고, 14명은 ‘혐의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됐습니다. 수원에서 숨진 채 냉장고에서 발견된 2명의 영아는 친모에 의해 살해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경찰이 지난달 30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바 있습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수사 중인 출생 미신고 영아 사건 가운데 677건은 영아의 소재 파악조차 안 돼 경찰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한 출생 미신고 영아가 27명이지만, 생사파악이 되지 않는 677명의 영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수록 비극적인 상황에 처했을 아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출생 미신고 영아 사건에 대한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지면서 친부모의 범죄 혐의가 뒤늦게 드러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20대 중반이던 2018년 4월초 광주 광산구 소재의 주거지에서 아기 시신을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쓰레기 수거함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혼모로 ‘출산·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3시간가량 외출 후 귀가해보니 당시 생후 6일된 딸이 겉싸개의 모자에 얼굴이 덮여 사망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기된 아이의 시신은 사건이 발생된 지 5년이 지나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기·암매장·살해…비정한 부모들
2015년 태어난 아기를 친부와 외할머니가 살해하고 야산에 유기한 ‘용인 영아 살인’ 사건, 친모가 8년 전 영아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진술한 ‘부산 영아 암매장’ 사건, 4년 전 아기를 출산한 직후 수일간 방치해 숨지게 한 ‘대전 영아 살인’ 사건, 지난해 생후 5일 된 아기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거제 영아 살인’ 사건들은 경찰이 피의자에 대해 아동학대치사나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하지만 이들 사건들은 영아 시신을 찾기가 쉽지 않고, 찾는다고 해도 시신 크기가 작고 시일이 많이 지나 부검을 통한 유의미한 증거들을 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