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들' 장동윤 "순한 얼굴의 악역, 똑같은 건 재미없어" [★FULL인터뷰]
지난 6월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악마들'의 장동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악마들'은 검거의 순간 서로의 몸이 바뀐 희대의 살인마 '진혁'과 형사 '재환', 둘의 대결을 그린 바디체인지 액션 스릴러.
장동윤은 '악마들'에서 희대의 연쇄살인마 '진혁'으로 변신했다. '진혁'은 무자비한 살인을 이어가던 중 '재환'(오대환 분)에게 잡히고, 알 수 없는 이유로 그와 몸이 바뀌는 인물. 이후 '재환'의 몸으로 나타나서 가족을 인질 삼아 그를 협박한다.
'악마들'을 통해 첫 악역에 도전한 장동윤은 "부담이 전혀 없지는 않았는데 감독님이 직접 집필하신 만큼 캐릭터에 대한 콘셉트나 생각이 확실하셨다"며 "감독님께 진혁이가 차가운 살인마인지, 광기에 휩싸인 뜨거운 살인마인지 묻기도 하면서 캐릭터를 잡아갔다"며 "사실 제가 지금껏 해왔던 캐릭터와 다르기 때문에 촬영을 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의상도 입고, 분장도 하고, 촬영할수록 염려는 사라지고, 집중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장동윤은 "저는 너무 겹치는 역할을 반복해서 하는 게 (배우로서) 유리하지 않은 것 같다. 했던 걸 답습하는 게 재미없기도 하고, 저에게 악역 제안이 잘 안 온다. 그런 기회가 많지 않다. 근데 다행히도 '늑대사냥' 속 모습을 제작사에서 흥미롭게 보셔서 제안을 주신 것"이라며 "시나리오를 들어보니까 너무 재밌어서 파격적일수록 배우로서 재산,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작품의 흥행도 중요하겠지만, 저한테는 스펙트럼을 넓히는 의미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잠깐만 방심하면 순한 얼굴이 튀어나왔다"고 밝힌 장동윤은 "제 인상에도 장, 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사람이 결핍에 대한 욕심이 많지 않나. 저는 군대에 있을 때도, 대학교에 다닐 때도 사람들이 시비를 잘 거는 타입이었다. 제가 얼마나 센지도 모르고"라고 농담하며 "순한 인상을 가진 사람들의 공통적인 고민일 것 같다. 내 성격은 그렇지 않은데 너무 시비를 잘 걸고 억울한 일이 많았다"고 웃었다.
'악마들'은 장동윤에게 연기적인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한 작품이다. 그는 "제가 장르물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우려하시는 부분이 눈망울도 똘망똘망하고, 장난기 넘치는 얼굴이라는 점인데 오히려 저는 더 욕심이 나더라"라며 "사극에서 칼로 사람을 베는 거나 전쟁 영화에서 총을 쏘는 것과는 다르다. (살인마 역할에) 감정을 이입한다기보다는 기술적으로 연기했고, 지금은 안 타지만 한때 오타바이를 탔다. 타다 보면 자유로움이 느껴지는데 제가 찾을 수 있는 가장 유사한 감정이었다. (살인을) 하나의 취미 활동처럼 하고, 쾌감을 느끼는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악역을 맡고 싶다. 또 하나의 길을 개척했다고 생각하는데 한 번 하고 그치면 아쉽지 않나. 여러 장르의 좋은 작품, 좋은 캐릭터로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가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냈다.
이어 "배우로서 어떤 경지에 오르겠다는 생각은 없고, 꾸준히 작품을 하면서 대중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 아등바등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열심히 하다 보면 사랑을 주실 거고 그게 배우 존재 이유다. 인간으로서는 그냥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장동윤은 단편 영화 '내 귀가 되어줘' 연출을 맡아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는 "원래 고등학교 때 시를 쓰고, 창작하고, 표현하는 걸 좋아했다. 원래 시나리오도 썼고, 감독이 되고 싶었다. 꿈을 포기하고 직장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배우를 하게 돼서 영화감독이라는 꿈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졌다"며 "사람을 관찰하고, 거기에 대해서 창작하고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 그게 시에서 시나리오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첫 연출작이라서 어설프고 힘들었다. 연출하면서 출연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1인 2역이 힘들었다. 사비 700만 원으로 찍은 영화라서 서투른 게 많았고 힘들었다"며 "저는 1순위가 배우라는 본업을 열심히 하는 거고, 연출은 하나의 창작 활동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본업을 최선을 다한다는 전제하에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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