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영아살해’ 친부·외조모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

8년 전 태어난 영아를 출생신고하지 않은 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아이의 친부와 외할머니가 오늘(8일) 구속됐습니다.

수원지법은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40대 남성 A 씨와 장모인 60대 여성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재판부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며,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오늘 오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낸 A 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냐는 질문 등에는 "죄송하다"고 짧게 말했습니다.

장모 B 씨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질문에 "정말 많이 미안하다"고 답했습니다.

A 씨는 2015년 3월 아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남자아이를 장모와 함께 살해한 뒤, 시신을 장모의 집 근처인 용인시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장모 B 씨는 당초 살인 혐의를 부인했지만, 어제(7일) 경찰에 범행 사실 전반을 자백했습니다.

이들은 아이를 병원에서 데려온 뒤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경찰은 A 씨가 먼저 아이를 살해할 것을 제안했고 이후 장모와 함께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아이를 유기했다고 진술한 야산을 이틀간 수색했지만, 아이의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어제 1차 수색을 종료했습니다.

A 씨의 아내는 남편이 아들을 죽인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출산 당시 진료 기록과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아내가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게 맞는지 확인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편 경찰은 지난 6일 이들을 긴급체포할 당시 사체 유기 혐의를 함께 적용했지만, 공소시효인 7년이 지난 점을 고려해 살인 혐의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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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