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속이 까맣게 된걸 몰랐네요…3년만에 간 치과, 충치가 11개나 [초보엄마 잡학사전]
[초보엄마 잡학사전-187] 아프기 전에 제 발로 찾아가는 일은 드물지만, 아파서 가면 너무 늦다. 치과가 그렇다. 얼마 전부터 아홉 살 큰아이가 치통을 호소했다. 어금니가 아프다고 했다. 하루종일 회사에 몸이 묶여 있다보니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 것은 큰 일이다. 큰 맘 먹고 쉬는 날 두 아이와 함께 치과에 갔다.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보다 엑스레이가 더 정확하다며 두 아이 모두 엑스레이를 찍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큰아이는 충치가 무려 11개, 일곱 살 작은아이는 충치가 세 개 였다. 큰아이는 신경치료도 해야 한다고 했다.
비말 감염을 이유로 양치는 커녕 식사 중 잡담도 금지됐다. 식당에는 투명 칸막이가 세워졌고 아이들은 친구 앞니가 빠진 줄도 모르고 지냈다. 점심에 먹은 음식물이 고스란히 저녁까지 입에 남아 있었으니 충치가 안 생길 수 없었다. 유치원이나 학원에서 돌아왔을 때 바로 양치를 시켰으면 달라졌을까, 치실을 꼼꼼히 했다면 달라졌을까,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유치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비가 비싸다. 아이 둘 데리고 두 번 치과에 갔더니 치료비로만 60만원이 ‘순삭’됐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난생 처음 마취를 하고 크라운 치료를 받은 큰아이는 몇 시간을 아파했다.
우리집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2021~2022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2세 아동의 58%는 영구치에 충치가 있거나 충치 치료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인 2018년 때부다 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의 수치는 10년 전인 2012년(57.3%) 수치보다도 높다. 특히 점심식사 후 이를 닦는 만 12세 아동의 비율은 2006년 16.9%에서 2018년 33.3%로 줄곳 상승해왔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5.2%로 뚝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종식되면서 초등학교에서 점심 식사 후 양치가 가능한지 문의했다. 별도 교육부 지침이 없어 교사들끼리 회의를 해보겠다고 했고, 원하는 학생에 한해 가능하다고 해 얼마 전부터 양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별도 공지가 없어 양치가 가능한지 모르는 부모가 많다. 아이들의 치아 건강을 위해서 정부에서 작은 지침이라도 마련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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