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장관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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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의 고집불통인 집안에 잔치가 벌어졌다.
집 주인은 아들에게 잔치에 쓸 음식 장만을 위해 장터에 심부름을 보냈는데 아침에 집을 나섰던 아들 녀석이 해가 서쪽에 기울었는데도 돌아오질 않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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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의 고집불통인 집안에 잔치가 벌어졌다. 집 주인은 아들에게 잔치에 쓸 음식 장만을 위해 장터에 심부름을 보냈는데 아침에 집을 나섰던 아들 녀석이 해가 서쪽에 기울었는데도 돌아오질 않는 것이었다. 참다못해 아들을 찾아 나선 아버지는 장터 인근에서 아들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 아들 앞에는 웬 사내아이가 마주 서 있었고 이들은 서로를 씩씩대며 노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가 아들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아들이 대답하길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이놈과 마주쳤는데 이 녀석도 고집이 만만치 않은지 길을 비켜주지 않길래 어디 누가 이기나 해보자며 서로 마주 서서 노려보기를 한나절 이상 계속하고 있노라고…." 그러자 아버지가 발끈하며 아들을 혼냈다. "네가 지금 이러고 있으면 저녁 잔치를 어떻게 하느냐?"고. 그리고 아버지의 말이 이어졌다. "너는 빨리 음식물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 이 녀석은 내가 상대하마…."
실없는 객담이지만 요즘 정치판이 딱 그렇지않나 싶어 적어봤다. 서로가 불구 대천지 웬수 대하듯 연일 충돌하는 여, 야 정치판에 엊그제 또 하나의 핵탄두가 날아들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발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다. 그런데 필자는 김건희 여사 일가를 향한 노선 변경이 있었다면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원 장관의 과감한 결기에 딱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단 "전북이라는 촌구석 언론인이라 으레 누구 편에서 뭐라 따따부따하는 것 아니냐"는 선입견은 버려주시기 바란다. 요즘들어 보여지는 민주당 꼬락서니에 기가 질려 '헤어질 결심'을 하며 정훈희의 '안개' 노래를 곱씹고 있으니….
'백지화' 발언의 배경이 실제 원 장관이 억울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 것인지, 아니면 일각에서 먹어대듯 김 여사에게 '쉴드'를 쳐주기 위해 양평 고속도로를 버리고 용산에 마음의 다리를 놓았는지, 백지화 선언을 통해 여론의 화살을 민주당에 퍼부으려는 묘수를 노렸는지는 차차 고속도로 노선 개편의 자초지종을 따져보면 될 일이다. 그리고 의혹이 불거진 이상, 그리고 그 의혹이 절대 사실이 아니라며 장관이 직을 걸고 백지화를 선언한 이상, 반드시 따져야 한다. 그래서 이런 의혹이 '가짜뉴스'라면 당연히 민주당은 책임을 져야 하고 그 후폭풍은 총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필자가 원 장관에게 묻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자, '양평 고속도로'라는 사업이 만약 경기도 양평이 아닌, 서울 한 복판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었다면 뒷감당을 차치하고서 과연 원 장관의 입에서 '백지화'라는 단어가 이처럼 쉽게 나올 수 있을까? 지방이 그리 만만한가?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라는 양평군민의 입장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다면 이럴 수는 없다.
내친김에 조금 비약해 보자. 만약 원 장관이 제주도지사 시절에 육지에서 제주도를 잇는 해저터널을 뚫기로 했다고 치자. 그런데 여기에 특혜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쟁으로 비화되자 당시 국토부 장관이 '백지화'를 선언했다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가? 당연히 머리깎고 장관 퇴진을 요구하면서 지속적인 사업 추진에 사활을 걸 것이다. 아닌가? 대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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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CBS 이균형 기자 balance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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