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야”…심각한 상황 맞은 佛시위 확산 주범은 [박민기의 월드버스]
소셜미디어 통해 자극영상·시위 동참글 등 퍼져
‘中기업 운영’ 틱톡 신규 구독·영상 조회수 급증
마크롱, ‘시위 확산 주범’으로 틱톡 등 직접 지목
틱톡 측 “시위 상황 주시…개인정보 유출은 없다”
이민자 주도 하에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한 시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05년에는 경찰 검문을 피해 변전소 담을 넘던 아프리카계 이민자 출신 10대 청소년 2명이 감전사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격분한 무슬림 청년들은 약 3주 동안 프랑스 전역에서 공공건물에 불을 지르고 약탈을 일삼는 등 대규모 폭동을 벌였습니다.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지만, 일각에서는 나엘 사망에 따른 이번 분노 시위로 인한 피해 규모가 이미 2005년 폭동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시위가 진행 일주일도 채 안 된 시점에서 3주간 이어졌던 2005년 폭동 피해 규모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 배후로 소셜미디어를 지목했습니다. 틱톡·스냅챗·트위터 등 SNS가 확인되지 않은 시위 관련 정보를 무분별하게 퍼뜨리고, 젊은 10대 이민청소년들의 동참을 부추기는 게시글을 유포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 시위 가담자 중 30%가 10대 청소년이었다는 집계도 나왔습니다. 나엘 사망 직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 수위가 점점 높아지자 나중에는 “청소년의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며 강경 대응 태세로 돌아섰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소셜미디어기업들과 함께 시위 관련 거짓 정보가 담긴 게시물 삭제 조치에 돌입했습니다. 사실상 ‘SNS와의 전쟁’에 나선 것입니다.
나엘 사망 이후 틱톡에는 다양한 시위 현장이 담긴 영상들이 올라왔습니다. 일부 영상에는 불에 타고 있는 쓰레기 더미가 포착됐고, 마르세유에서는 대형 TV를 약탈한 뒤 품에 안고 있는 시위대 모습이 담겼습니다. 10대 등 젊은 층이 언론 대신 틱톡 등 SNS를 ‘뉴스 창구’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자극적인 상황을 담아내기 위한 ‘틱톡커(틱톡 사용자)’들의 경쟁에도 불이 붙었습니다. 프랑스 온라인 매체 루프사이더(Loopsider)가 운영하는 틱톡 채널의 영상 ‘한 주 조회수’는 2억 건으로 그 전 주 5000만 건에서 약 4배 급증했습니다. 주세페 드 마르티노 루프사이더 설립자는 “틱톡이 지원하는 짧은 형식의 영상은 이번 시위와 같은 사건·사고를 기록하고 알리는 데 최적의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틱톡과 스냅챗 등을 언급하며 ‘시위 폭력 사태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일탈이 벌어지고 있다”며 “가끔은 그들이 가상현실 게임 속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 대변인도 ‘SNS 문제 지적’을 지원하고 나섰습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경쟁하는 커뮤니티나 집단이 있는 것 같다”며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은 이번 비극을 영상으로 기록하려는 사람들 대부분이 입에는 미소를 짓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습니다.
틱톡과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이미 ‘개인정보 유출 의혹’으로 주요 국가들의 경계와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틱톡 금지령’ 물결도 일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올해 2월 정부에 등록된 모든 기기에서의 틱톡 사용을 금지했고, 일본 정부는 같은 달 공용 전자기기 내 틱톡 사용을 금지 조치했습니다. 미국 역시 틱톡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이 커지자 정부 전자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한국은 아직까지 이 같은 대열에 합류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틱톡에 1억8000만원 과징금과 600만원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틱톡은 이번 프랑스 시위를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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