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밥은 없다” 통신사 ‘무료상품’..확인 안 하면 원치 않는 요금에 위약금 폭탄까지

무료인 듯 가입유도 후 유료 결제

인터넷 서비스 가입 후 해당 통신사 고객센터 번호로 걸려 온 마케팅 전화를 받았다가 원치 않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게 됐다는 제보가 8일 나왔다.

제보자 A씨는 “무료라고 했지만 무료가 아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세계일보와 만난 A씨는 “최근 인터넷 서비스 해지를 하면서 무려 3년간 원치 않는 서비스 이용으로 돈이 지출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A씨는 3년 전 국내 한 통신사의 인터넷 상품에 가입한 뒤 이른바 ‘낚시 마케팅’에 걸려들었다고 주장한다.

A씨에 따르면 해당 B통신사는 “자사 인터넷 고객은 무료로 IoT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고 솔깃한 제안을 해왔다.

IoT는 Internet of Things의 줄임말로 ‘사물인터넷’이라는 뜻이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웹캠이라든지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누군가에겐 정말 편리한 IoT 서비스이지만 A씨는 이 서비스를 이용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상담원 말에 속아 넘어갔다고 그는 주장한다.

통신사 상담원 말처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건 사실이다.

다만 A씨의 경우 인터넷과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 ‘결합할인’을 받고 있었는데, 이 경우 무료 혜택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된다.

IoT 서비스도 이같은 ‘결합할인’의 일종이다.

하지만 예컨대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결합 한인을 받을 수 없고, 인터넷과 IoT 서비스는 사용료를 내야 한다.

즉 애초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닌 것이다.

특히 이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다 약정기간이 끝나기 전 해지를 요구하면 위약금 폭탄을 맞게 된다.

통신사는 약정기간 내 이용요금을 할인해 줬다는 근거로 위약금을 요구한다.

A씨도 이런 사실을 몰라 무려 3년간 원치 않았고 자주 이용하지도 않은 서비스에 가입하게 됐다.

A씨는 “상담원은 내 가입정보부터 일부 개인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지만 ‘결합할인’ 혜택을 받는다는 걸 알면서도 마치 무료인 것처럼 서비스 가입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세계일보가 A씨 해당 통신사 대리점 3곳과 고객상담센터에 IoT 서비스 가입을 문의한 결과도 같았다.

통신사 측은 ‘무료’임을 강조하지만 결합 혜택이 사라진다는 말은 그 어디서도 하지 않았다.

이에 “이미 결합할인을 받고 있으면 무료가 아니지 않나”라고 되묻자 “IoT 서비스는 이용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IoT 서비스는 이용요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다른 할인이 적용되지 않으니 사실상 이용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A씨는 “뒤늦게 확인해 보니 처가에서도 같은 마케팅에 속아 3년 넘게 요금을 지불해 왔다”며 “정보에 취약한 어르신들은 이용당하기 십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객센터는 ‘부과되는 요금 확인은 고객이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책임을 회피하려 든다”며 “통신사 측에서 인터넷 전화가 아닌 고객센터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고객을 안심시킨 뒤 이같은 판매 영업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금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내 잘못도 분명히 있지만 고객을 기만하는 것 같아 몹시 기분이 상했다”며 “두 번 다신 해당 통신사를 이용할 생각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위와 같은 피해를 볼 경우 ‘한국소비자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씨는 상담센터에 △서비스 이용 계약서가 없는 점 △고객에게 결합할인 혜택이 사라지는 점을 설명 듣지 못한 점 등을 근거로 해당 통신사에 정식으로 문제 제기를 진행해 지난 3년간 납부한 금액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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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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