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人워치]비트코인을 '적립식 투자'해야 하는 이유
금융당국 권고에 거래소 계정 API 연결…전화위복
온체인 데이터 분석해 효율적으로 적립식 투자
"가격이 떨어지거나 올라가거나 꾸준히 구매한다는 게 쉽지가 않아요. 사람의 본성과 반대로 해야 하는 행동이니까요.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고, 그냥 구매할 때보다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업루트컴퍼니가 그리는 그림입니다."
가상자산 적립식 구매 솔루션 '비트세이빙'을 운영하는 업루트컴퍼니의 이장우 대표는 "단타(단기투자) 위주의 가상자산 시장 환경에서 장기 투자를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트세이빙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을 적립식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당국의 권고로 기존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거래소 계정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변경해 재개했다.
금융당국 권고에…거래소 연결 방식으로 부활
기존에 비트세이빙은 고객으로부터 직접 예치금을 받아 가상자산을 대신 매입하고, 커스터디(수탁) 서비스를 통해 자산을 예치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비트세이빙을 이용하는 투자자 규모만 1500명, 월 평균 매입액이 50만~60만원에 달하는 등 높은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가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아 서비스를 중단했다. 비트세이빙이 돈을 받아 가상자산을 매수하므로 VASP 모델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다.
이에 업루트컴퍼니는 고객이 보유한 가상자산거래소 계정과 비트세이빙을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내놨다. 업비트, 빗썸 등 거래소에 자산을 두고 비트세이빙이 자동으로 가상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달 중으로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당시에는 FIU 권고로 인해 부득이하게 내린 결정이었으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에 대한 불신이 커진 지금,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장우 대표는 "특정 스타트업에 가상자산을 맡기는 일에 대한 불신이 커진 만큼, 거래소에 맡기는 지금 모델이 더 안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으로 수익률 높여
'달러비용평균법(DCA)'를 기반으로 한 적립식 투자는 특정 자산을 일정 기간 정기적으로 매입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비트세이빙에서는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매입하는 적립식 구매 솔루션 외에, 온체인 데이터 지표를 분석해 가상자산을 효율적으로 매입하는 '스마트 저금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가격이 하락해 이른바 '바닥'에 가깝다고 판단하면 더 많이 매수하고, 시장이 과열돼 '고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면 덜 매수하는 방식이다.
최근 서비스를 리뉴얼하면서 신규 기능도 추가됐다. '물타기'와 '불타기'를 이용하면 각각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할 때, 상승할 때 추가로 가상자산을 매입할 수 있다. 특정 주기에 따라 매입하는 것과 비교해 수익률이 어떻게 변동되는지 알려주는 '벤치마크 지표'를 함께 제공한다.
고수익률을 담보하는 여타 서비스와 달리 '적립식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가상자산 자체가 이미 변동성이 큰 자산인데, 고위험 투자를 하면 리스크는 더 커진다"면서 "장기 투자는 기본적인 투자 원리고, 투자 방법은 안정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맞다"면서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언제 시작하든 2년간 적립식 투자를 하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공급 컨트롤할 수 없는 비트코인, 우상향"
현재 비트세이빙에서 제공하는 투자 상품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두 종류 뿐이다. 이 대표는 적립식 투자를 위해서는 개발자 커뮤니티가 잘 되어 있고 가장 오래 살아남을 수 있고, 불확실성이 적은 자산만 장기 투자에 알맞다고 봤다. 이 대표는 "재단이 시장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는 알트코인과 달리 비트코인은 어느 누구도 공급을 컨트롤하지 못한다.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업루트컴퍼니는 국내외로 비트세이빙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러한 적립식 구매 솔루션을 해외에 기술수출할 계획이다.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페루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에서 비트세이빙 솔루션 도입을 앞두고 있다. 또한 지갑 분석, 자금 추적 등에 특화된 온체인 데이터 교육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사업모델 변경과 별도로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를 위한 노력도 계속할 예정이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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