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믿은 내가 스튜핏”…피프티피프티, ‘큐피드’를 믿지 마세요 [MK초점]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psyon@mk.co.kr) 2023. 7. 8. 11: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피프티 피프티. 사진|스타투데이DB
“널 믿은 내가 정말 stupid”

이제 와서 보니 어쩌면 이렇게 절묘한 제목과 가사였을까.

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히트곡 ‘큐피드’(CUPID)가 글로벌 음원 차트에서 롱런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곡은 7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58위를 기록하며 15주 연속 차트인에 성공했다. 지난 2월 발표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은 이 곡은 오피셜 차트를 비롯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도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K팝 걸그룹 곡 사상 최장 차트인 기록을 매 주 경신하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 흥행은 ‘중소의 기적’으로 불리며 K팝이 일궈낸 또 하나의 신화로 기록된 사례임이 분명하나 곡이 흥행한 지 100일도 채 되기 전에 ‘큐피드’ 아닌 피프티 피프티는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글로벌 차트에서 사랑받고 있는 곡 자체를 제외하고 이 곡에 관계된 모든 이들을 둘러싼 환경은 처참하기 짝이 없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그들 스스로 활동에 제동을 걸었는데, 멤버 측은 “어트랙트가 투명하지 않은 정산, 활동이 어려운 건강 상태를 밝혔음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자 했던 모습 등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어트랙트 측은 정산 자료 문제는 외주업체(더기버스)의 실수로 누락된 것이라며 이 사건에 배후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어트랙트는 피프티 피프티의 이 같은 행보가 외부 세력의 멤버 강탈 시도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어트랙트 측은 “당사와의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외부 세력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피프티 피프티의 음악 프로듀싱을 맡았던 더기버스(대표 안성일)를 상대로 업무방해, 전자기록손괴, 업무상배임 혐의가 담긴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더해 어트랙트는 “더기버스 측에서 받은 인수인계 자료를 정리하던 중 사전협의 없이 진행한 횡령건이 발견돼 용역계약업체에 확인한 결과, 더기버스 측이 허위의 용역계약서를 위조하여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업무상횡령,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안성일 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추가 접수했다.

더기버스는 어트랙트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며 법적대응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안성일 대표가 ‘큐피드’ 저작권자를 바꿔치기 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더기버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상당하다.

어트랙트는 멤버들과 더기버스 ‘투트랙’으로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지만 양측에 대한 온도차는 확연하다. 멤버들과는 화해하고 다시 함께 활동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멤버들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는 입장을 강하게 내비친 반면, 더기버스에 대해선 “끝까지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멤버들이 가처분 신청과 함께 멤버들의 부모로 추정되는 이들의 명의로 피프티 피프티 팀명 및 멤버 이름 한글명에 대한 상표권 출원이 신청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공분이 이어졌다. 독자적인 활동을 위한 포석을 이미 다 깔아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며 여론이 들끓었다.

그 와중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자신이 제작한 걸그룹 멤버들에게 성공 여부와 관계 없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줬던 과거 미담이 회자되며 역으로 피프티 피프티에 대해선 ‘배은망덕돌’ ‘뒷통수돌’ ‘핍통수’ 등 부정적 시선이 가득하다. 한 유튜버는 “멤버들은 상표권 출원 관련해 알지 못했기에 현재 (여론에)상당히 위축된 상태”라는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분명 처음엔 같은 꿈으로 뭉쳤을 터이나 어느샌가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던 어트랙트와 더기버스 그리고 피프티 피프티. 돌이켜보면, ‘큐피드’ 빌보드 성공 이후 전격적으로 이뤄진 기자간담회 당시 자신들만의 차별점도, 자신들이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도 모두 ‘진정성’이라 답했던 그들이었다.

특히 간담회 당시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표현 관련 질문이 나오자 시우는 “기획사 관련해서는 한번도 기적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 회사에서 우리에게 관심을 집중해주셔서 우리가 더 뭉쳐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아란은 “곡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뚜렷했다. 우리가 주체적으로 나아간다는 의지를 담고 싶었다. 큐피드는 도움의 손길인데, 우리 곡에선 큐피드가 큰 도움이 되진 못했고 우리가 주체적, 능동적으로 해냈을 때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온전히 우리 힘으로도 이뤄낼 수 있는 게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발언이 귀에 선한데 어쩌다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어른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 멤버들로선 이번 사태에 대해 다시 원점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큐피드’를 믿지 말고, 이제 더 이상 ‘큐피드’는 없다는 마음으로 진짜 주체적으로 말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