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5000억 원 들여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업체 ISC 인수

최대주주 지분·신주 인수 등 총 5225억 원 투자
①이차전지 소재 ②친환경 소재 이어
③반도체 소재·부품 사업 영역까지 확보

7일 서울 종로구 SKC 본사에서 열린 주식매매계약 체결식에서 박원철(가운데) SKC 사장과 현 ISC 최대주주인 헬리오스PE 전제모(왼쪽 두 번째)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이 계약서 서명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SKC 제공

SKC가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 영역을 넓힌다.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분야 글로벌 기업인 ISC를 인수하면서다. ISC는 반도체 칩세트를 테스트하는 실리콘 러버 소켓 글로벌 1위 기업이다.

회사는 7일 이사회를 열고 현 최대주주인 헬리오스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 등이 보유한 ISC 지분 중 35.8%를 3,475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2,000억 원 규모로 발행하는 ISC의 신주를 공동 인수하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총 5,225억 원이다. SKC는 ISC 신주에 1,750억 원을 투자해 총지분율을 45%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사회 직후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 인수계약(SSA)도 각각 맺었다.

기업결합 신고와 인허가 등 필요 절차를 마무리하면 ISC는 SKC의 자회사가 된다. SKC는 기존 투자여력을 줄이거나 외부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이번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분야 기업 인수로 ①이차전지 소재 ②친환경 소재와 함께 3대 성장 축 중 하나인 ③반도체 소재·부품 사업 영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이번 인수로 SKC는 반도체 후(後)공정 분야의 소재·부품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2001년 설립된 ISC의 주력 제품인 테스트용 소켓은 패키징을 거친 반도체 칩세트의 전기적 특성 검사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반도체 후공정의 핵심 소모품으로 꼽힌다. 특히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칩세트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패키징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테스트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C는 추가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SKC에 따르면, 2003년 실리콘 러버 소재를 활용한 테스트 소켓을 세계 최초로 상업화한 ISC는 현재 이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많은 5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는 등 기술력도 우수하다.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소켓 중 실리콘 러버 소켓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SKC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루고 성장 발판도 마련했다"며 "SKC와 ISC의 지속적 성장은 물론 구성원 모두의 행복, 나아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