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로 사고 막고 수소로 친환경까지…상용차 진화는 어디까지?

2023. 7. 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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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이동수단 넘어 ‘움직이는 사무실’로 진화
편의·안전 기능은 기본…첨단 기술 선제 도입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 전기트럭.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거칠고 투박한 차’, ‘물건을 실어 나르는 짐차’, ‘매캐한 매연’.

상용차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상용차는 상업적 용도를 위해 사용되는 소위 ‘돈 버는 차량’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긴 주행거리 확보, 적재 용량 확대 등에 집중해 개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용차가 달라지고 있다. 승용차 부럽지 않은 각종 편의 및 안전 기능에 수소, 전기 등 친환경 연료로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상용차에 최신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하며 상용차 시장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상용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하나의 ‘움직이는 사무실’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상용차 운전자들은 하루 대다수의 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낸다. 운전 시간이 긴 만큼 피로가 누적되고 사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상용차의 경우 부피가 커 도로 위에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사망사고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까지 5년간 상용차 고속도로 교통량은 전체 교통량 대비 27%에 불과했지만, 화물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체의 48.5%를 차지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상용차를 위한 안전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뇌파 기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모비스는 뇌파 신호를 기반으로 운전자 상태를 파악해 졸음운전과 부주의로 인한 대형 사고를 예방하는 ‘엠브레인(M.Brain)’을 개발했다.

현대모비스의 엠브레인. [현대모비스 제공]

엠브레인은 이어셋 형태의 센서를 착용하고 귀 주변에 흐르는 뇌파를 감지해 운전자의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생체 신호 중 가장 높은 난도의 영역으로 알려진 뇌파 분석 기술을 자동차 분야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엠브레인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운전자의 주의력 정도를 전달한다. 또 운전석 주위 LED, 진동 시트, 헤드레스트 스피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현대모비스는 뇌파 신호에 어떤 정보가 내포돼 있는지 정확히 해석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도입하는 등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 성과도 입증됐다. 현대모비스는 2021년 경기도, 경기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공버스 운전직 종사자에 엠브레인을 보급했다. 경기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엠브레인을 착용하고 버스를 운행할 때 운전 부주의 발생 빈도는 25.3% 감소했다. 특히 식후 운행 시에는 29.7%에 이르는 높은 감소 효과를 보였다.

현대모비스의 엠브레인은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질 경우 운전석 시야 주변의 LED, 진동 시트, 헤드레스트 스피커 등을 활용해 경고한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운전자 상태 경고 시스템(DSW, Driver State Warning system) 또한 운전자의 피로와 졸음 여부 파악에 유용하다. DSW는 실내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눈, 입, 코, 귀 주변 등의 얼굴 정보를 인식한다. 이를 바탕으로 눈 깜빡임, 눈 감음 횟수와 시간 등을 파악한다.

눈동자의 움직임은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해 실측한다. 이목구비 특징은 약 300개의 점으로 파악한다. 여기에 추적 인식 기능을 더해 정확도를 높였다. 차량의 움직임과 조향각도, 브레이크 작동 여부 등으로 운전자의 상태를 인지하는 기존 운전자 부주의 경고 시스템에서 한 단계 이상 진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적인 친환경 추세에 발맞춰 상용차의 본질을 바꾸는 노력도 하고 있다. 상용차는 기본적으로 거대한 엔진과 막대한 짐을 싣고 달리기 때문에 배기가스 배출량이 많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오래전부터 수소 트럭 개발에 나서 왔고,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퓨어셀(XCIENT Fuel Cell)을 양산했다. 연료전지 시스템에서 산소와 수소가 결합해 오염 물질 없이 순수한 물만 배출하며, 1회 충전으로 최대 570㎞(6x4 윙바디 기준)의 주행이 가능하다. 수소를 충전하는 시간 또한 짧기 때문에 사용자가 충전에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수소연료전지 스택. [현대차 제공]

상용차 고객의 편의성 확대를 위해 ‘유틸리티 모드’도 탑재했다. 모드를 작동하면 구동계와 스티어링 시스템의 전원은 차단되며 실내조명과 공조 장치, 멀티미디어 등만 작동이 가능하다. 차고지 혹은 짐을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대기기간이 길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기능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버스로도 확장 중이다. 최근 현대차는 환경부, 부산시, 울산시, 경상남도와 함께 고속형 수소전기 대형버스인 ‘유니버스’를 시범운행 사업에 투입했다. 유니버스는 충전 시간이 짧고(30분 이내),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최대 635㎞에 달한다.

상용차의 자율주행, 군집주행(동일한 간격으로 상용차 여러 대가 주행하는 방식) 등 보다 진보한 모빌리티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시도도 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2021년 ‘새만금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와 ‘대구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 구축 사업을 잇달아 수주한 바 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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