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송정 전세사기' 첫 재판…주범, 보증금 편취 혐의 부인

[부산=뉴시스] 김기진 기자 =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다른 '나홀로 아파트'를 짓는데 사용하는 등 일명 '부산 해운대 송정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등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1형사부(최지경,이호태,주미소 판사)는 지난 7일 해운대 송정 전세사기사건과 관련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와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일당 3명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9월 해운대구 송정동 일대에서 10명의 임차인으로부터 6억원가량의 전·월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들은 신탁부동산 전세를 공인중개사 소개로 집주인(바지사장)과 계약했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에 근저당 설정을 한 우선수익자인 A신협은 실소유주인 신탁사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세입자들에게 집을 비워달라는 명도소송을 제기해 대부분 승산없는 법적다툼을 피하기 위해 방을 빼줬다.

아파트 담보제공 차용금 사기 피해액도 18억 여원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피해 임차인들이 건넨 전세보증금의 80~85%가 건축주에게 매매대금으로 지급되고, 나머지 15~20%는 공인중개사 리베이트 등 업체 수익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주범인 건설업자 대표 B씨(60)의 변호인은 “혐의를 부인한다”며 검찰의 공소 사실 대부분을 부인했다.

나머지 피고인들도 자신들의 변호인을 통해 대부분은 범행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거나 인지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도중 재판부는 피해입은 세입자들 중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배려했다.

50대 한 피해세입자는 "제가 말기암 환자다. 매달 항암치료 약값으로 600만원씩 들어간다. 약값을 구하기 위해 또 대출했다. 저 자리에 앉은 사람들(피고인)은 사람이 아니다. 제발 엄벌에 처해달라. 피해금액을 돌려받는다면 그 돈으로 약을 사게 될 수 있어서 제가 1년은 더 살 수 있을거 같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경남에서 거주하는 한 피해세입자의 40대 아들은 "제가 어머니를 대신해 출석했다. 어머니 혼자서 사시는 작은 전세방에서 쫒겨나듯이 나와서 더 작은 월세방에 살고 계신다. 고령이 어머니 혼자서 매일 눈물로 지샌다. 저러다 극단적 선택을 하실까. 아들로서 비참함을 느낀다. 제발 서민들의 아픔을 재판부가 아울러 저들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피해금액을 배상해달라는 배상명령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피해자들은 9명이었다.

재판부는 증인들에 대한 신문이 필요하다며 다음 공판에서 해당 증인들의 진술을 청취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8월 17일 오후 3시, 304호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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