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등장한 ‘女야구 현안’…전국체전 종목 도입 현실화 되나 [여자야구 현주소(20)]

황혜정 2023. 7. 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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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1주년을 맞은 한국 프로야구는 여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자 야구는 프로야구가 성장한 41년 동안,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스포츠서울은 한국 여자야구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장미란 2차관이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여자야구를 문체부가 하고 있는 사업의 우선순위에 올리고, 전국체전에도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회에 ‘여자야구’ 현안이 등장했다. 지난 7일 제407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여자야구’ 현안이 논의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위원회 위원인 배현진 국회의원(국민의힘)이 지난 6월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홍콩에서 수확한 아시안컵(BFA) 동메달 소식을 전하며 여자야구가 현재 전국체전 종목에 도입돼 있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배현진 국회의원이 7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보균 문체부 장관에게 여자야구 현안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회방송.


배 의원은 박보균 문체부 장관에게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최근 아시안컵에서 동메달을 땄다.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내 곧 세계야구월드컵 예선에도 나간다. 문체부에서 여자야구를 잘 챙기고 있는가”라고 물었고, 박 장관은 “국제대회에 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여자야구 지원을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배 의원은 “문체부에서 여자야구를 지원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남자 야구팀에 비해 지원이 부족하다. 현재 전국에 50개 가까운 여자야구팀이 활동하고 있다. 실제 국제대회 나가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국민들께서 활발히 참여하고 있고 국제대회에서 성과까지 낸 종목인데 아직 전국체전에 ‘여자야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꼼꼼히 잘 살펴봐 주시길 바란다”라고 예리하게 짚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여자야구에 대한 다양한 관심, 여자야구 구성원들의 열망을 잘 반영해 말씀하신 대로 문체부가 하고 있는 사업 우선순위에도 올리고, 전국체전에 또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라고 답했다.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 투수 이지숙이 지난 5월 28일 필리핀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은 뒤 주저앉아 환호하고 있다. 선수들도 너도나도 달려와 이지숙을 껴앉고 있다. 람틴(홍콩)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야구는 ‘4대 구기종목’(축구, 야구, 농구, 배구) 중 유일하게 ‘양성평등’이 실현되지 않은 종목이다. 축구는 여자 실업팀이, 농구와 배구는 여자 프로팀이 존재하지만, 야구는 여자 프로팀은 물론 실업팀마저 존재하지 않는다.

여자야구는 2023년 7월 기준, 전국에 46개팀·904명의 선수가 한국여자야구연맹(WBAK)에 등록되어 있다. 2007년 WBAK가 창설되어 올해로 17년째를 맞이한다. 그간 실업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올림픽·아시안게임·전국체전에도 들어가 있지 않은 종목에 기업 및 시·도 지방자치단체가 투자할 리는 만무했다.

그러나 지난 7일 국회에서 ‘여자야구 현안’이 논의된 것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문체부 장관이 국회에서 말한 “신경 쓰겠다”, “우선순위에 두겠다”, “강구하겠다”는 답변이 피상적인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면, 몇 년 이내 전국체전 종목에 여자야구가 포함될 전망이다. 전국체전 종목 도입을 시작으로 실업팀이 생긴다면 야구를 하려는 여학생이 늘어나게 된다. 하나의 생계수단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흐름도 비슷하다. 2026년 일본 아이치·나고야에서 개최되는 ‘2026 아시안게임’에 여자야구가 시범종목으로 정식 논의되고 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여자야구가 도입되기 전 전국체전에 선제적으로 도입돼 국내 경쟁력을 기를 필요가 있는 셈이다.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6월 1일 홍콩전에서 승리하며 소중한 동메달을 수확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람틴(홍콩)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한국여자야구연맹(WBAK) 황정희 회장은 “배현진 의원이 국회에서 여자야구 현안을 꺼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전국체전 종목으로 도입되어야 실업팀 창설도 조속히 이뤄질 수 있다. 실업팀이 존재해야 여자야구 유망주들에게 미래가 있다. 문체부에서 전국체전 종목 도입에 힘써 주신다면 여자야구가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날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前) 프로야구 롯데·LG 사령탑 출신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8월 6일 캐나다 선더베이로 출국해 8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여자야구 강국들과 ‘세계야구월드컵’(WBSC) 예선전을 치른다.

황 회장은 “대표팀이 캐나다까지 가는데 예산이 넉넉지 않지만, 선수들이 지난 1일부터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야구월드컵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et16@sportsseoul.com

대한민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6월 1일 홍콩을 물리치고 소중한 동메달을 따냈다. 선수단이 3위 메달과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람틴(홍콩) |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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