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로 50억 벌어 ‘파이어족’ 합류한 최성락 전 교수
세계 5위 부호이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한 말이다. 비트코인과 주식투자로 순자산 50억 원을 만든 최성락 전 동양미래대 경영학과 교수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자가 되려면 버핏처럼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또 "주식투자로 부자가 된 애널리스트는 없다"며 "기업을 잘 알기 위한 정보와 부자가 되기 위한 정보는 다르다"고 말한다.
최근 최 전 교수는 부자가 되는 데 필요한 지식, 알아야 할 정보를 담은 책 '부자들의 지식 창고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를 펴냈다. 7월 3일 최 전 교수를 만나 부자가 되는 사고방식과 지식에 대해 물었다. 최 전 교수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저술 활동 등을 하며 파이어족(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으로 지내고 있다.
나만의 매매전략이 중요
생각을 바꾸면 진짜 부자가 될 수 있나."부자와 가난한 사람은 생각하는 것에서 분명 차이가 있다. 다만 생각을 바꿔서 부자가 됐는지, 부자라서 생각이 다른 것인지 선후관계에 대한 이견은 있을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이 바뀌면서 투자와 자산에도 분명한 변화가 시작됐다."
"교육자 루비 페인이 가난이 대물림되는 원인을 분석해보니 사고방식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한다. 페인에 따르면 부자는 10년 후를 생각하고 투자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지금 당장을 걱정해 돈이 생기면 바로 써버린다(표 참조) 나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이 목표 기간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영어 공부를 시작하려 할 때 공부를 1년간 할지, 5년간 할지에 따라 공부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1년간을 목표로 하면 전력 질주할 수밖에 없고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도 크다. 반면 5년간 공부한다면 느긋한 마음으로 차근차근 해나갈 것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10년을 목표로 투자하는 사람이 굳이 단타를 하겠나. 위험한 투자는 단기간에 대박을 터뜨리자는 이들이 하는 방법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4년 단위로 투자한다. 이처럼 장기투자를 하면 단기투자처럼 매일 주식창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 비용 대비 효과가 더 좋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투자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투자자는 '어떤 종목을 사야 할까'가 최대 관심사인데, 이건 의미가 없다. 투자는 결국 사고파는 매매전략이 성패를 가른다. 좋은 종목도 비쌀 때 사서 쌀 때 팔면 손해를 본다. 또한 나쁜 종목도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면 수익을 낼 수 있다. 같은 종목이라도 언제 사고파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매매전략이 필요하다. 매매전략은 경험을 바탕으로 점점 정교해진다. 감정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전략에 맞춰 투자하면 최소한 큰 손실은 나지 않는다."
지난해 '주간동아'와 인터뷰(‘57만 원에 산 비트코인 20개, 10억 찍고 파이어족 선언')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3년 이상 20% 넘게 증가하는 기업에 투자한다고 했다. 현재도 그 전략대로 투자하고 있나.
"그 전략은 유지 중이며, 생활비로 사용하기 위해 가끔 주식을 판 것을 제외하곤 주식과 비트코인은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TQQQ를 분할매수하고 있다.
투자 시 금리 추세 꼭 확인해야
현재 본인의 투자법에 만족하나."사실 차트분석 투자, 데이트레이딩, 공모주 투자 등 다양한 투자를 해봤지만 4년 전 투자해 보유 중인 엔비디아, 넷플릭스 등의 수익률이 가장 좋다. 나와 가장 잘 맞고 효과도 좋아 만족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미국 기술주 위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안다. 지난 1년간 수익 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장기 보유 중이라 수익률은 대부분 플러스인데, 최근 지난해 하락분도 거의 다 회복됐다. 글로벌 경제는 기본적으로 10년에 한 번, 한국은 5년에 한 번 정도 위기가 온다. 따라서 투자자는 이런 경제위기가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투자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경제위기에서도 버틸 수 있는 기본적인 투자 원칙은 무엇일까.
"최소한 신용을 쓰지 않는 것이다. 사실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전쟁이 나면 글로벌 증시는 바닥을 치게 된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 더불어 한탕 노리고 관리 종목이나 테마주에 투자하는 것도 위험하다. 물론 패닉 셀링도 삼가야 한다."
책에서는 망하지 않는 투자를 위해 포트폴리오로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한두 종목에 '몰빵'하는 투자자가 많은데, 이건 망하는 지름길이다. 반면 20개 이상 종목에 분산투자하라는 포트폴리오 이론은 망하지 않는 투자전략이지만 사실 유의미한 수익을 내기가 힘들다. 10개 종목 정도로 분산투자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투자 시 꼭 체크해야 할 경제지표는 무엇인가.
"모든 경제지표가 다 의미 있지만, 경제지표가 의사결정 시 전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과 사귈지를 결정할 때 그 사람이 무슨 학교를 졸업했고, 무슨 음식을 좋아하며, 어떤 은행을 이용하는지 등등 여러 정보가 있다 해도 결국 사귈지 여부를 결정할 때 작용하는 정보는 한두 가지일 것이다. 나머지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투자를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투자 결정 시 꼭 확인해야 할 것은 수요와 공급, 이자율이다."
투자 고수가 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버핏이 장기간 투자 중인 코카콜라처럼 장기투자 종목을 고르는 눈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난해 같은 긴 약세장에서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다. 지난 약세장에서 투자를 포기한 이가 많은데, 매매 기준이 없어서 그렇다. 버핏은 10년을 목표로 투자한다. 물론 투자한 전 종목을 10년간 보유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력 있는 종목인 줄 알고 투자했지만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매도하기도 한다. 단, 매도할 때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주가가 하락했다고 매도해서는 안 된다. 현재 AI(인공지능) 관련주가 상승해 투자했는데 1~2년 지나 유행이 수그러져 주가가 하락했다고 무작정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장기투자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매매 기준이 필요하다. 이 기준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줄 수 없고 경험을 통해 찾아야 한다."
부자가 되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이 궁금한데.
"일단 투자하면서 절대 망하지 않아야 한다. 망하지 않고 계속 투자하면 결국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부산에 갈 때 어떤 사람은 최대한 빨리 가는 방법을 찾는 반면, 어떤 사람은 안전하게 가는 방법을 찾는다. 어떤 방법으로 가야 부산에 도착할 확률이 높을까. 일단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나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다. 또한 중간에 포기해도 부산까지 갈 수 없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사고만 나지 않고 끝까지 가면 전부 다 성공할 수 있다. 또한 부자가 됐다고 생각해도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꾸준히 투자해 망하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큰 부자가 되려면 향후 세상을 바꿀 분야에 투자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분야가 있나.
"세상을 바꿀 만한 분야가 보여도 이것이 수익과 연결될지는 다른 문제다. 전기자동차나 AI가 산업 전반에서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투자해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데는 의문이 든다."
수요 > 공급 분야 찾아야
지난 인터뷰에서 "2014년 비트코인이 향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해 투자했다"고 했다. 현재 이처럼 공급은 고정돼 있지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분야가 있나."비트코인은 공급이 고정돼 있지만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해 투자했고, 이후 많은 수익을 올렸다. 최근 발견한 건 포켓몬 카드다. 10~20년 전 나온 카드는 개수가 고정돼 있는데, 이 희귀 카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격이 몇십만 원에서 몇천만 원까지 올랐다. 이런 식으로 공급은 고정돼 있는데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것을 계속 찾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진 못했다."
비트코인 투자는 계속할 생각인가.
"나는 매년 8월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면서 4년 후 2배가량 오를 종목을 분석한다. 지난해 8월에는 4년 후 2배 수익을 낼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이는 것이 비트코인이었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좀 더 매수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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