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번 화장실 들락날락…통증에 잠 못 드는 '간질성 방광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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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소변이 차면 증상이 더 악화하고 배뇨할 때 통증이 사라지는 건 간질성 방광염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오랜 기간 통증에 시달린 탓인지 완치에 대한 궁금증, 난치성 질환인 간질성 방광염이 과연 낫는 병인지 의구심이 컸다.
1년 정도 지나자 스스로 간질성 방광염이 있었던 사실을 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불편감이 사라졌고, 하루 1회로 약재 복용 횟수를 조절하다가 마침내 3년 만에 치료를 끝마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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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방광은 소변이 차면 근육이 이완되고 배출될 때 수축한다. 하지만, 방광 근육이 딱딱해지면서 수축·이완이 원활하지 않으면 절박뇨와 빈뇨가 빈번히 나타나고 극심한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
만성 방광염 중에서도 치료가 까다롭고 환자들도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질환이 간질성 방광염이다. 소변이 차면 증상이 더 악화하고 배뇨할 때 통증이 사라지는 건 간질성 방광염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감염 등 특징적인 병리학적 소견도 발견되지 않는다.
병원에서 항콜린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물을 처방하거나 레이저 소작술·방광 수압 확장술 등을 시행하지만 효과가 미미하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잦다. 항생제와 진통제 의존의 악순환과 엄청난 스트레스로 자포자기한 환자들이 극단적인 생각이 든다며 도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재발을 반복하는 간질성 방광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방광과 관련된 장기를 강화해 방광 근육의 섬유화를 막고,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발표한 간질성 방광염 환자 25례에 대한 임상적 고찰 논문에 따르면, 평균 5년 9개월간 간질성 방광염으로 고통받던 25명의 여성 환자에게 한의학적 방법을 적용해 치료한 결과 환자 모두에게서 의미 있는 증상 호전이 나타났다. 간질성 방광염 증상 지수(ICSI)는 치료 전 17.6에서 치료 후 7.8로 56% 감소했다. 문진표 지수(ICPI) 역시 치료 전 14.4에서 치료 후 5.2로 64% 줄었고, 총 증상점수는 치료 전후 32에서 12.9로 60% 감소했다.
어느 날, 지방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환자가 필자를 찾아왔다. 대학병원에서 간질성 방광염 진단을 받은 후 5~6년가량 치료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증세가 심해졌다고 했다. 심한 날은 하루 30차례나 화장실을 갔고, 진통제가 무용지물일 정도로 밤낮없이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오랜 기간 통증에 시달린 탓인지 완치에 대한 궁금증, 난치성 질환인 간질성 방광염이 과연 낫는 병인지 의구심이 컸다. 한방 치료를 꺼리다 남편의 성화에 못 이겨 필자를 찾았는데 절망감과 통증으로 점철된 지난 세월을 울먹이며 떠올렸던 환자였다.
30분 넘게 상담을 진행한 후 그는 반신반의하며 간질성 방광염의 한약 치료제를 먹겠다고 했다. 약재를 처방하고 1개월쯤 지나자 증상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고 스스로 나을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이 조금씩 생겼다고 한다. 6개월 차에는 통증과 배뇨 증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1년 정도 지나자 스스로 간질성 방광염이 있었던 사실을 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불편감이 사라졌고, 하루 1회로 약재 복용 횟수를 조절하다가 마침내 3년 만에 치료를 끝마치게 됐다.
한방 치료는 즉각적이고 일시적인 증상 개선이 목표가 아니다. 방광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해 재발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치료 기간이 비교적 긴 만큼 환자 스스로 완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간질성 방광염은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어려운 질환이지만, 치료되지 않는 질환은 아니다. 인내심을 갖고 질병에 마주하는 용기가 있다면 얼마든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간질성 방광염 환자들의 경험으로 증명되고 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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