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의 우아함…흐엉 도딘 아시아 첫 개인전 'VIE · VIDE'

김일창 기자 2023. 7. 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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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갤러리 서울은 오는 8월19일까지 베트남 태생의 프랑스 작가 흐엉 도딘(Huong Dodinh)의 아시아 첫 개인전 'VIE l VIDE'(생기ㅣ공허함)를 연다.

올해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 참가한 도딘은 1945년 베트남 메콩 삼각주의 도시 속짱(Soc Trang)에서 태어났다.

도딘은 학창 시절 처음으로 눈을 보며 땅과 하늘의 조화와 자연의 경이로움에 깊은 감동을 받는다.

도딘은 작품에 쓰이는 모든 물감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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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갤러리 서울서 8월19일까지…'K.A' 신작 선보여
흐엉 도딘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7.5/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오는 8월19일까지 베트남 태생의 프랑스 작가 흐엉 도딘(Huong Dodinh)의 아시아 첫 개인전 'VIE l VIDE'(생기ㅣ공허함)를 연다.

올해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 참가한 도딘은 1945년 베트남 메콩 삼각주의 도시 속짱(Soc Trang)에서 태어났다. 1953년 베트남 전쟁 후 가족과 함께 파리로 갔고, 계속해서 파리에 머물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1965년부터 1969년까지 파리 미술학교(에콜 나시오날 슈페리어 드 보자르)에서 판화와 석판화, 프레스코, 회화 및 건축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다.

도딘은 학창 시절 처음으로 눈을 보며 땅과 하늘의 조화와 자연의 경이로움에 깊은 감동을 받는다. 이런 빛나는 순간을 자신의 예술적 '현현'(epiphany)이라고 부르며 중요한 영감의 원천으로 삼는다.

대학 생활 중에는 베트남 전쟁이 내포한 폭력성과 1968년 5월 파리의 학생 봉기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는다.

이후 수십년 동안 은둔하며 회화 작업에 매진했고, 조안 미첼(Joan Mitchell), 리사 드 쿠닝(Lisa de Kooning) 등 프랑스에 기반을 둔 작가들과 조심스럽게 교류를 이어갔다.

도딘의 회화적 실천에 있어서 빛(light)과 밀도(density), 투명도(Transparency) 세 가지는 핵심 요소이다.

그는 우아한 미니멀리즘적인 구성을 만들기 위해 선과 형태, 그리고 네거티브 스페이스의 유동성을 탐구한다.

고전 무용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몸짓의 리듬과 우아함을 중요시하며, 작품 속 형태가 움직이는 신체의 연장선이 되도록 한다.

도딘은 작품에 쓰이는 모든 물감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화학자인 남편과 함께 만든 물감은 자연스러운 색과 질감을 통해 그의 작품 속 투명도와 선명도를 높인다.

투명하지만 밀도 높게 쌓인 빛을 통해 작품은 스스로 생명을 불어넣으며 존재한다. 베트남 전통 옻칠 기술에서 영감을 받는 그는 색을 층층이 쌓아 그림의 저변에서 은은하게 반사되는 듯한 빛을 표현한다.

물감 외에도 광물 안료나 자연 접착제를 사용해 캔버스나 나무 패널을 배접하는 기법을 고안해 작품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세심하게 조율한다.

아그네스 마틴, 로버트 맨골드 등 서양의 미니멀리스트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도딘의 작업은 언뜻 형식주의 탐구처럼 보이지만, 그는 자신의 작업을 빛을 찾는 영원한 탐구의 영정이라 일컬으며 우리 모두에게 사유와 탐구의 순간을 제공한다.

도딘은 "예술은 자신과 타인 사이를 열어가는 과정"이라며 작품을 통해 자신의 문화적 배경인 동-서를 연결하고 새로운 유대감을 형성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적인 회화 연작 'K.A'의 신작들을 갤러리 2~3층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흐엉 도딘作 'K.A.269', 2023 (페이스 서울 제공)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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