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제가 더 행복해요" 칠순에 시작한 무료 급식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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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한주도 거르지 않고 토요일마다 충북 청주 중앙공원에서 무료 급식 봉사를 하는 김정자(76)씨는 꾸준함의 비결을 묻자 멋쩍게 웃었다.
김씨가 무료 급식 봉사를 시작한 건 칠순을 맞은 2017년이다.
김씨는 "삶의 의미가 없다고 느끼던 와중에 지인의 소개로 무료 급식 봉사에 참여하면서 슬픔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면서 "뿌듯함에 계속 나오다 보니 어느새 7년째가 됐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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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제가 행복해지기 위해 하는 거예요. 이제는 습관이 됐어요"
7년째 한주도 거르지 않고 토요일마다 충북 청주 중앙공원에서 무료 급식 봉사를 하는 김정자(76)씨는 꾸준함의 비결을 묻자 멋쩍게 웃었다.
칠순을 한참 넘긴 나이.
매주 봉사가 힘들지는 않냐는 질문에 그는 "허리가 말썽이긴 하지만 앓아누울 정도는 아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씨가 무료 급식 봉사를 시작한 건 칠순을 맞은 2017년이다.
서울에서 같이 살던 남편을 병으로 여의고 40여년 만에 고향인 청주로 돌아온 그는 반려자를 잃은 슬픔을 선행의 기쁨으로 달랬다.
김씨는 "삶의 의미가 없다고 느끼던 와중에 지인의 소개로 무료 급식 봉사에 참여하면서 슬픔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면서 "뿌듯함에 계속 나오다 보니 어느새 7년째가 됐다"고 회상했다.
김씨의 토요일은 오전 8시 중앙공원에 무료 급식 천막이 설치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배식을 시작하는 오전 11시 30분까지 쉴 새 없이 채소를 썰고 국을 끓인다.
천막 아래의 대형 버너 4대가 내뿜는 열기는 운명으로 받아들인 지 오래다.
김씨는 "여름에 밖에서 요리하는데 안 덥길 바라는 게 이상한 거 아니냐"면서 "대신 겨울에는 버너가 난로 역할을 해 준다"며 미소를 지었다.
청주조계종주지협의회가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에는 토요일마다 수백 명의 어르신들이 줄을 선다.
매주 다른 사찰과 단체에서 봉사에 참여하는데 이들 사이에서 김씨는 소문난 베테랑이다.
후식은 낱개로 나눠주기 편한 바나나와 요구르트가 좋고, 배식 전까지 그릇은 최소 400개를 준비해두는 게 그의 노하우다.
예산이 넉넉지 않아 밥과 김치, 국으로 구성된 단출한 메뉴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점은 마음의 짐이다.
그는 "가끔 예산이 부족할 때는 함께 봉사하는 지인들과 십시일반 하기도 한다"며 "경제 사정이 좋지 않지만, 중앙공원에서 그렇게 먹는 한 끼가 전부인 사람들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미역국이나 선짓국 같은 메뉴 밖에 내놓지 못해 늘 아쉽다"면서 "언제 한번 고기를 듬뿍 넣고 육개장을 끓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씨는 중앙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깊은 연민을 느낀다.
그는 "굶주린 배를 잡고 배식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어르신들도 계시고, 집에 밥이 없어 남은 걸 받아 가시는 분도 많다"면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많은 분이 안 보이는데, 다들 잘 지내고 계셨으면 좋겠다"고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였다.
김씨의 봉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이제 좀 쉬시라'는 자식들의 만류에도 고집스럽다.
그는 "토요일 하루 봉사하고 오면 그 보람으로 일주일을 산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중앙공원에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hase_are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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