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자이`에 `통뼈캐슬`까지 등장하자 "설마 우리 단지도?" [이미연의 발로 뛰는 부동산]
"순살자이에 이어 이번엔 통뼈캐슬인가. 벽 뚫고 나와서 무섭긴하지만 그나마 철근을 넣기는 한 것 같긴 하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에 검단안단테자이 지하주차장 무너지고, 하 이번엔 고덕 롯데캐슬까지…"(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철근 사진에 달린 글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안녕하세요 금융부동산부 이미연입니다...만 오늘은 전혀 '안녕'치 못할 이슈로 찾아뵙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무려 '전국구'가 될 듯 합니다.
이번 시간의 스타트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입니다. 숲세권과 학세권 단지로 입주 만족도가 높은 입주 5년차 단지입니다.
발단은 지난 6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제보 사진이었습니다. 720동 입주민이 직접 찍었다는 사진에는 상당히 갈변이 진행된 듯한 철근다발이 외벽을 뚫고 나온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이에 롯데 계열사의 '통큰치킨'과 롯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일부를 합성한 듯한 '통뼈캐슬'이라는 댓글이 달렸네요.
이와 관련 입주자 단체에서는 시공사인 롯데건설에 하자보수를 요청한 상태이고, 롯데 측은 기술원 검토 후 보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아 8일 오전에 연락이 왔는데요, 롯데건설 관계자는 "외부의 구조안전진단 전문회사에서 철근탐사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주철근은 정상적으로 시공됐음을 확인했다"며 "다만 외부 노출된 철근은 주 철근과 무관하고 일부 남는 철근으로 제거해도 무방해 보수처리 완료했다"고 추가 설명을 주셨습니다.
롯데캐슬 하자는 이제 막 입주를 시작한 단지에서도 불거진 바 있습니다.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노원구 상계동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인데요. 한 입주예정자가 "두달 전 사전점검 때는 멀쩡했던 세대 내부가 침수와 곰팡이가 피어 집 내부 도배장판이 다 뜯겨있었다"며 "저희 집 뿐만 아니라 온 집안에 곰팡이가 피어있는 등 8세대가 피해를 더 입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다행히 이 피해세대들도 현재 보수가 진행 중이라고는 합니다.
누수 이슈에 자동으로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으신가요.(그렇다면 당신은 아파트 거주자?)
지난달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지하주차장과 1층 커뮤니티센터의 '티하우스 189'에서 물 고임 현상이 발생하자 "아파트가 아니고 워터파크냐"며 '자이' 브랜드에 '촉촉자이'라는 닉네임이 추가됐습니다.
아 그거 원래 있던 이름이라구요? 아...작년 여름 폭우 시기에 반포자이와 서초그랑자이 잠겼던...(네? 래미안리더스원도요??)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볼까요. 가장 먼저 언급한 철근 노출이 외벽 관련 이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서울 중구 만리동 '서울역센트럴자이'도 떠오릅니다. 지난 3월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역 센트럴자이의 장식용 기둥 일부가 파손되는 일이 발생한 건인데요, 기둥 외부 마감 석재가 떨어져 정밀안전진단을 따로 진행한 바 있습니다. 다행히 진단 결과는 '양호'로 나왔다고 하네요.
아 그런데 이 글을 쓰는 도중에 또 다른 자이 단지가 '외벽균열'로 급 검색이...;;; 2018년에 준공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외벽에 가로로 긴 균열이 발생했다고 하네요. GS건설 측도 발빠르게 검사 진행 후 외관 도장이 떨어져 나간 것으로 확인해 보강하겠다고 입주민들을 안심시켰다고 합니다.
그래도 최근 가장 큰 충격은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입니다. 올해 4월 29일 LH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한 검단 안단테자이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의 지하주차장이 무너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건인데요. 그나마 완공 전에, 야밤에 발생한 사고라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정부가 이달 5일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철근이 누락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철근도, 건설사업자도, 건설사업관리(CM)도 없는 '총체적 부실'이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이날 오후 GS건설은 부랴부랴 해당 아파트 1666가구를 모두 철거하고 다시 짓는 '전면 재시공'하겠다는 발표도 했습니다.
이런 이슈가 끊이지 않자 최근 한 신축 단지는 시공사에 하자 관련 체크 요청에 콘크리트 인장 강도와 비파괴 검사 장비를 통한 철근 누락 등의 안전진단 확인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자 이슈가 워낙 전국적이다 보니 이런 움직임이 우후죽순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입니다.
그나저나 우리나라 아파트들은 어쩌다가 이런 부실공사 이슈가 줄줄이 비엔나처럼 나오게 된 걸까요. 적게는 몇 억부터 몇십억원의 '집'인데 건축물의 기본 중의 기본인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채 지어진다는 시민들의 불안은 조금씩 커져가고 있습니다.
GS건설의 전면재시공 선언 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신의 SNS 계정에 "GS건설의 전면 재시공 결정, 왜 이 지경까지 와야 했는지 통탄할 따름"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비싼 비용이나 오랜 관행 때문에 양보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공사다망하시겠지만 통탄에 그치는 것이 아닌,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아이파크 이후 왜 유사 사고가 벌어진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듬뿍 담긴 대책이 절실한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 건설업계 전문가의 진단으로 이번 시간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보강철근 누락된 '잘못된 설계', 설계도면에 포함된 철근을 안 넣은 '부실시공', 콘크리트 양생 및 자재품질검사 미비, 상부 조경부 시공 중에 계획하중보다 큰 하중을 올린 '시공계획 미비' 등 이번 건(GS건설)은 설계, 감리, 시공, 전부 문제라고 조사보고서가 나온 사안입니다. 앞으로 설계와 시공계획을 보다 철저히, 설계도면에 충실하게 시공하겠다는 내용이 재발방지대책으로 나와야 합니다. 앞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한다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이라는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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