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아이가 유리 천장 올라갔다 떨어져…관리업체 책임?

어린이 접근 가능하고 안전조치 안 돼
1심, 배상책임 인정…"예방 가능했다"
책임비율은 제한…"부모 훈육 책임도"

[서울=뉴시스] 법원 이미지 (사진=뉴시스DB) 2021.07.2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초등학생이 높은 곳에 있는 유리 천장에 올랐다 떨어지며 부상을 입었다면 시설관리 주체는 배상책임을 져야 할까.

법원은 관리 주체가 주의 공지, 안전시설물 설치 등 안전을 위한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보고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아동 스스로의 부주의, 부모의 훈육 의무 등을 고려해 책임 비율을 일부 제한했다.

A씨는 초등학교 2학년생이던 2018년 6월, 거주하던 아파트의 놀이터에서 놀던 중 바로 옆에 있는 지하주차장의 천창으로 올라갔다.

이 창은 유리로 된 창이었고, 놀이터 옆에 인접한 가장 낮은 부분을 통해 어린이도 접근이 가능했다. 어린이의 허리 높이 정도로, 중간에 위치한 턱을 밟으면 올라갈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런데 이 유리가 깨지면서 A씨는 왼쪽 허벅지뼈가 골절됐다. 수년간 치료를 받아야 했을 정도로 큰 부상이다. A씨와 모친 B씨는 2021년 아파트 관계자들을 상대로 15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두 사람은 위자료 각 500만원과 A씨의 치료비 500만원을 청구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5단독 황여진 판사는 A씨와 모친 B씨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 5월10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황 판사는 관리업체 등이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고 보고 피고인 관리 주체들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사고로부터 두 달 전 "추락주의" 스티커가 유리창에 붙어 있었으나 어린이들에게 정확한 고지가 이뤄질 정도는 아니었던 점, 사고 직후 관리업체 측이 유리창 위에 그물을 덧씌운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사고 예방이 가능했다는 취지다.

다만 관리 주체들의 배상책임은 40%로 제한했다. A씨가 특정 행동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는 나이였던 점, 시설물 높이를 고려하면 A씨가 무리해서 올라간 것으로 보이는 점, B씨가 평소 안전수칙 준수를 교육할 책임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

황 판사는 인정되는 금액 중 A씨가 이미 손해배상 명목으로 지급 받은 책임보험금을 제외, 관리 주체들이 B씨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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