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겼다" 가르치는 여중생 비하한 교사…처벌은?[죄와벌]

수업 중 특정 학생에게 "못생겼다" 발언
다른 반 학생들에게도 피해자 외모 비하
法 "정서적 학대 행위"…벌금 300만원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자신이 가르치는 여학생에게 "못생겼다"며 외모를 비하한 교사는 어떤 처벌을 받을까. 법원은 교육자로서의 윤리 의식을 망각한 채 학생의 외모를 비하하는 것은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경남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며, 3학년생을 대상으로 역사를 가르쳤다.

그러던 중 같은 해 5월부터 7월까지 피해자 B(15)양이 속한 반 학생들에게 "너희는 B양이다. 왜냐하면 못생겼으니까", "프린터를 가져오지 않았으니까 B양이다"라고 말하며 B양의 외모를 공개적으로 비하했다.

A씨는 수업에서 사용할 선물 뽑기를 만들며 '꽝'에 해당하는 뽑기에 'B양'이라고 기재하기도 했다.

심지어 A씨는 다른 반에서도 B양의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알게 된 B양은 다른 학생들이 있는 곳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자기 외모에 대해 실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A씨는 "B양에 대한 친밀감의 표시이거나 수업 과정에서의 집중력과 분위기를 좋게 하려는 목적이었다"며 '정서적 학대 행위'가 아니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1단독 정윤택 부장판사는 지난 4월27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혐의를 받는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했다.

정 부장판사는 "A씨는 교육자로서 지녀야 할 윤리 의식 등 교육의 기본을 망각한 채 납득할 만한 이유나 근거도 없이 B양의 외모를 비하하고 마치 피해자가 모자란 것처럼 지적했다"며 "이를 통해 감수성이 예민한 B양에게 쉽게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을 가했다"고 말했다.

또 "이는 B양의 정신건강을 해치거나 그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해당 학교에서 사직한 점, 뒤늦게나마 B양에게 금전적 배상을 하고 형사상 합의에 이른 점, 초범인 점 등을 함께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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