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성매매? 아내의 의부증 괴롭습니다[양친소]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최지현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0년 가사전문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양친소 사연>

아내의 의부증으로 결혼 생활 내내 고통을 받았습니다. 아내는 제가 밖에 있을 때 실시간으로 사진 전송을 해야 안심했습니다. 이 정도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아내는 제가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제 친구와 저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둘이 동성애 관계라고요. 저는 아내와 제 친구와 함께 만나 삼자대면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내는 동성애를 기정사실 했고 저는 너무 억울했습니다.

또 제가 회사에서 워크샵으로 1박을 하게 됐는데, 집에 돌아온 제게 아내는 통화내역을 열어보라고 했습니다. 같이 있던 동료의 핸드폰 배터리가 방전돼 제가 잠시 제 핸드폰을 빌려주었는데, 그걸 보고 아내는 동료의 아내가 아닌 성매매 여자가 아닌지 의심했습니다.

아내는 믿지 못하겠다면서 그 동료의 가족관계등록부를 떼오라고 했습니다. 저는 창피했지만, 동료에게 부탁해 가족관계등록부를 아내에게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제가 서류를 위조했다면서 믿지 않았습니다.

저는 도저히 아내의 의부증 속에서 살 수 없었고 집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전업주부였던 아내는 저를 상대로 부양료 심판청구를 했고, 법원에서는 혼인관계 종료 시까지 제가 아내에게 부양료를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결국 저는 아내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가 이혼소송을 하니, 아내는 처음에는 이혼을 못하겠다고 하다가 혼인 파탄의 책임은 저한테 있다면서 반소(맞소송)를 제기했습니다.

아내의 반소를 통해 아내 또한 이혼의사가 있으니, 저는 더이상 부양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의부증에 상당히 괴로워하는 남편의 사연이네요.

△사연자처럼 상대방의 의처증, 의부증으로 혼인을 유지할 수 없을 만큼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문제는 상대방은 자신이 의처증, 의부증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신다는 점입니다. 그것 때문에 이혼 소제기를 받아도 상대방이 왜 이혼을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이혼 기각을 구하는 분들도 많고요. 오히려 ‘내가 왜 이혼소송을 당해야 하고 왜 위자료를 줘야 하느냐’는 입장으로 이혼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의부증에 괴로워 집을 나갔는데. 법원이 부양료를 주라는 판단을 했어요.

△부양료는 쉽게 말하자면 생활에 드는 비용을 말합니다. 부부 간에는 1차적 부양의무라고 해서 상대방을 자기와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혼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아직 부부관계가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에 부부간 부양의무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대방에게 부양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아내가 이혼을 원하면서 반소를 제기했는데도, 부양료를 계속 줘야 하나요.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는 부부의 부양의무에 기해서 인정되는 권리이고 혼인 해소 시까지 발생합니다. 사연자는 아내도 반소를 제기했으니까, 이혼 의사에 합치한 것이고 혼인은 해소됐다라고 생각하시는 건데요.

최근 대법원 판례를 보면 대법원에서는 부부간 부양의무는 동거하면서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보다는 부부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별거해 배우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해 부양의무를 이행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더 의미가 있다고 봤습니다. 이혼 반소를 제기한 사정은 이혼 의사가 합치됐다는 사정에 불과할 뿐, 혼인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의 부양료 청구가 계속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사연자의 경우에도 법적으로 이혼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내에게 자신의 생활과 동등한 정도의 부양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남편은 의부증으로 고통받았는데, 이 부분의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여질까요.

△아내의 의부증으로 고통받았다는 것을 잘 입증하신다면 위자료 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처증, 의부증은 증상이다 보니 이것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해 잘 입증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직장 동료의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 오라고 한 것, 위조가 아니냐고 의심한 부분들 등 이런 내용과 관련해 문자나 녹음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TV양소영’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