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탈옥 모의한 ‘라임사태’ 주범 김봉현 전 회장, 30일 독방 중징계

동료 수감자와 공모…한동훈 “엄중히 조치할 것”

법원 나서는 김봉현 전 회장. 연합뉴스

수감 중 탈옥을 계획한 ‘라임 사태’ 주범 김봉현(49)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치소에서 한 달간 독방에 구금되는 중징계를 받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서울남부구치소가 김 전 회장에 대한 징벌위원회를 열고 ‘형의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란 법률’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금치(禁置) 30일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수용자를 징벌 거실(독방)에 가두고 접견과 전화와 접견, 공동행사 참가 등을 제한하는 것으로 교정시설의 14개 징벌 중 가장 무겁다.

지난 2월 버스업체 수원여객, 스타모빌리티 등 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 받고 수감된 김 전 회장은 같은 구치소에 수감된 조직폭력배 A 씨에게 ‘탈옥에 성공하면 20억 원을 주겠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밖에 있는 누나가 A 씨의 친척 B 씨를 만나 착수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B 씨가 지난 6월 중순에 검찰에 탈주 계획을 알리며 발각됐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이 작성한 탈주 계획 메모엔 검찰청 출정 조사 때 차량 등 동선, 식사시간 및 배치된 교도관 숫자, 흡연 장소,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 등을 망라한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호송차량 내부 조감도를 그리고 교도관 등 호송 직원들의 탑승 위치까지 표시한 뒤 김 전 회장이 앉는 위치에는 ‘구출자’라고 적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탈주를 도운 친누나 김모 씨에 대해 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앞서 김 전 회장은 두 차례 달아난 전력이 있다. 지난 2019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뒤 5개월간 잠적하다 붙잡혔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재판을 받던 지난해 11월엔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서울지방교정청과 서울남부구치소 특별사법경찰 합동조사반은 교정시설 내 김 전 회장의 공범 유무 등에 대한 조사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생각할 수 없는 탈주 시도가 있었다”며 “수사 외에도 법에 따른 징벌 등 엄중히 조치해 선례가 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