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해도 다시 등장 북한 대외선전 첨병 유튜버
◀ 김필국 앵커 ▶
북한 매체라고 하면 딱딱하고 직설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요. 요즘 대외 선전 방식은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게 유튜브인데요. 얼마 전에는 이런 계정들이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미디어 전문가 한 분 그리고 탈북민 유튜버 한 분 모시고 북한이 왜 이런 방식의 대외 선전에 나서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오늘 주제가 북한의 유튜브입니다. 혹시 북한의 유튜브 보신 적 있으세요?
◀ 나민희 ▶
저는 여기 와서 자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평양을 위주로 촬영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보다 보면 내가 아는 사람이 혹시 길거리에서 찍히지 않았을까 이렇게 보기도 하고 또 신기한 거는 제가 평양에 있을 때 가볼 수 없었던 곳들 대성백화점이라든가 아니면 좀 비싸서 못 갔던 사격장 이런 것들이 과감하게 다 나오더라고요. 내부 시설이라든가. 그걸 보면서 저렇게 꾸리고 살고 있구나, 평양이 저렇게 변했구나 이런 걸 보고 있습니다.
◀ 하승희 ▶
저는 북한 뉴미디어를 계속해서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발 어떠한 콘텐츠가 생산되는지에 대해서 아무래도 주시를 하게 됩니다. 북한 관련 콘텐츠도 많이 볼 수 있고요. 그래서 북한에서 만들었다라고 추정할 수 있는 그런 콘텐츠들도 몇 가지가 있는데요. 그런 것들을 볼 때면 아무래도 이런 부분은 북한에서는 인트라넷으로 외부의 인터넷이 철저하게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유튜브에 접근해서 보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정작 북한 주민들은 볼 수도 없고 또 존재도 모른다는 유튜브 채널. 지금까지 어떤 영상들을 올렸었는지 잠깐 볼까요?
"Hi, everyone. I'm Yumi from Pyongyang. Now that I face the camera, I feel a little bit nervous. (안녕하세요, 평양에서 온 유미입니다. 카메라 앞에 서니까 조금 긴장이 됩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해 6월 개설됐던 채널인데요. 유창한 영어로 자신을 소개하는 유미라는 이름의 북한 여성이 등장합니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새 아이스크림을 소개하는가 하면 능라유원지에서 놀이기구 타는 모습을 보여주고 대동강에서 조깅도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또 다른 채널인데요. 중국판 유튜브라고 할 수 있는 빌리빌리에도 영상을 올렸다고 하네요. 150여 개의 영상이 올라와 있는데 북한 주민들이 햄버거를 먹거나 미용실에서 머리 하는 모습 등을 담았습니다.
"I'm Songa A and I'm from Pyongyang. (저는 평양에서 온 11살 송아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송아라는 이름의 어린아이가 만들었다는 채널도 있는데 브이로그처럼 북한 주민의 일상을 알린다고 주장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나민희 씨도 요즘 유튜버로 활동 중이시잖아요. 유튜버 입장에서 이런 채널들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일반인이 저렇게 하는 게 가능한가요?
◀ 나민희 ▶
북한에서라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일반 사람들은 카메라 앞에 나서는 기회가 거의 없거든요 살면서. 저렇게 카메라 앞에서 정말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얘기를 한다는 거는 외국에 나가서 외국 생활을 좀 많이 했다거나 그를 통해서 유튜브라는 것도 알고 있고 브이로그가 뭔지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저런 걸 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고 특히나 또 외국어도 굉장히 잘하세요 저분들이. 그래서 이렇게 외국 생활을 한 사람들을 통해서 이런 영상을 만들어서 북한 어떤 정권을 홍보하려는 그런 채널로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개인이 올린다고 주장하지만 결국은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선전 영상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 하승희 ▶
네 맞습니다. 앞서도 잠깐 설명드렸지만 우선은 북한은 외부 인터넷이 철저하게 차단된 자체적으로만 연결된 인트라넷 시스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유튜브라는 것을 활용을 할 수가 없고요. 북한 주민이 북한의 내부에 대해서 이렇게 내밀한 모습들을 계속해서 주기적으로 업로드를 하면서 유튜브에 송출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북한 당국의 개입이 없이는 조금 운영이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얼마 전 국정원은 이런 채널이 북한 체제 선전을 위한 거다라면서 차단을 요청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채널 3곳의 국내 접속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이 채널들을 폐쇄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채널이 폐쇄됐더라도 다시 채널을 개설하고 또다시 영상을 올리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Hi, everyone. Good morning. This is me again. Don't believe me? I can show you. Come on.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제가 다시 왔습니다.)"
◀ 김필국 앵커 ▶
3년 전 이런 영상을 올리다가 채널을 폐쇄당했던 은아라는 유튜버가 다시 등장하는가 하면 얼마 전 채널이 폐쇄됐던 송아라는 아이도 이름이 다른 비슷한 채널에 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 하승희 ▶
북한이 운영하고 있다라고 추정되는 그런 계정들이 계속해서 나타나는 이유들은 그만큼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매력적이기 때문일 겁니다. 누구나 쉽게 장벽 없이 돈이 또 들이지 않고서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그런 선전 수단이기 때문에 활용을 굳이 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지금 얼핏 이 영상들을 보기만 해도 주로 여성들이나 아이들이 나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전략일까요?
◀ 나민희 ▶
저도 이제 처음에 유럽에 나가서 놀랬던 게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바로 김정은, 핵, 미사일 이런 것만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세계적으로 뭔가 북한 하면 되게 강경하고 딱딱하고 이런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렇게 여성이나 아이들이 나오면 조금은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를 통해서 북한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조금 더 희석시키고 좀 부드럽게 완화시키는 그런 의도도 있을 것 같고 또 이걸 통해서 우리가 정상 국가다 이런 이미지도 연출하고 또 북한에 대한 어떤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얼핏 보면 흔히 브이로그라고 하는 거하고 비슷하게 보이는데요. 그래서 더 선전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하승희 ▶
브이로그 형식이 아무래도 트렌디하고 인기 있는 그런 포맷이죠. 북한 당국이 운영을 한 것이다라고 추정하는 이런 계정들 그런 브이로그에서는 아무래도 북한 평양의 내밀한 모습들이 나오기 때문에 신선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또 평양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고 그리고 이 외에도 이것 자체가 일단은 선전선동으로도 귀결이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초반에 브이로그에서는 많이 나타나긴 했지만요. 폐쇄 조치 이후에 이런 사상성의 부분들이 많이 배제되고 희석되는 부분들도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부분도 전략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대외 선전 방식을 바꾼 북한. 최근에는 유튜브 뿐만 아니라 틱톡 같은 SNS 플랫폼에도 콘텐츠를 생산하고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중국의 대표적인 SNS 웨이보.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규제를 받는 유튜브를 없애고 웨이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채널도 웨이보에서 북한의 사회 문화 소식과 북한 시각에서 본 글로벌 뉴스를 전하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보시는 것은 북한에서의 삶이라는 틱톡 계정입니다. 지난 2월에 신설된 이 계정에서는 평양의 곳곳을 촬영한 15초 내외의 짧은 영상들이 업로드됩니다. 북한 아침 산책이라는 게시물은 4천만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이 대외 선전 전략을 이렇게 바꾸는 배경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 하승희 ▶
북한 당국은 뉴미디어 시대에 맞게 선전 전략을 변화를 해왔는데요. 특히 2019년부터 브이로그 안에서 유튜버가 등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2019년에 형식주의, 도식주의를 탈피해라라는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그 이후에 2019년 하반기에 유튜브를 통해서 브이로그가 시작이 된 겁니다. 이런 맥락도 있고 2022년에 선전 부문 강습회에서 현대 정보기술의 발전에 맞게끔 사상전을 참신하게 새롭게 해라라는 지시가 있었는데요.
"당 선전부문에서 현대화, 정보화의 된바람 속에 사업을 적극적으로, 창조적으로 전개해나가기 위한 방도들을 명시하셨습니다."
◀ 하승희 ▶
이런 것에 맞게끔 쇼츠 영상도 나타나고 셀피라고 해서 자기의 셀프 카메라 영상이나 뭔가 연출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그런 콘텐츠들이 많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아무래도 뉴미디어 시대 그리고 트렌드를 많이 반영해서 대외 선전 전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나민희 ▶
북한은 대내외 선전매체, 대내, 대외 선전매체가 이렇게 있는데요. 유튜브와 같은 SNS는 대외 선전매체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북한이 뭔가 보편 국가로서의 행보를 부각시키기 위한 그런 방편으로 이용을 하고 있다. 내부 시설이라든가 주민들의 그런 모습을 과감하게 보여줌으로써 북한이 대북 제재를 그렇게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 살고 있다, 이렇게 체제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런 걸 보여주려는 그런 의도로 볼 수도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북한의 선전방식도 진화하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또 다시 변화할 가능성이 열려 있겠네요?
◀ 하승희 ▶
최근에는 북한 내에서 과학기술을 강조를 하면서 ICT 분야도 적극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맞춰서 사물인터넷이라든가 생성형 인공지능까지도 계속해서 개발을 하면서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뉴미디어와 관련해서도 좀 더 고도화되고 있고 그리고 폐쇄 조치에 따라서 아무래도 이런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좀 더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좀 더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계속해서 주목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나민희 ▶
평양 안에서도 굉장히 잘 사는 모습, 잘 갖춰진 그런 모습들만 나오고 있는데 그런 것 말고 그냥 장마당 물가가 어떻게 되는지 요즘 쌀값이 어떻게 되는지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먹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들의 어떤 신세 한탄이나 이런 것도 좀 들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차미연 앵커 ▶
연출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개인의 일상마저도 체제 선전 수단으로 활용하는 북한 사회의 현실이 좀 안타깝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다음 시간에는 북한의 대내 선전 방식에도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0132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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