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젊은 자산가...로펌의 자산관리 서비스는"

(왼쪽부터)법무법인 바른 자산관리그룹 소속 김태의(사법연수원 26기)·조웅규(연수원 41기)·이응교(연수원 42기)·이경진(연수원 43기)·김현정(연수원 30기)·송봉준(연수원 25기) 변호사.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젊은 자산가(영 리치)가 늘어나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법률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법무법인 바른 사무실에서 만난 김현정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는 최근 자산관리 시장의 특징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가정법원에서 이혼·재산분할, 상속재산분할, 성년후견 등 다양한 가사상속분야 사건을 다루다가 지난 3월 바른 자산관리그룹에 합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 소송 1심 재판장을 맡기도 했다.

통계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2021년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 49세 이하 젊은 자산가는 27만8535명으로 전년보다 42% 늘었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 합계액이 11억원을 초과하는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납부한다.

젊은 자산가가 증가하면 상속분쟁이나 이민에 대한 법률 수요가 커진다. 바른은 이런 수요 증가에 대응해 지난해 국내 대형 로펌 중 처음으로 EP(Estate Planning) 센터를 꾸렸다. EP센터는 부동산, 금융, M&A(인수합병), 기업지배구조, 자산관리그룹 등 바른 내 여러 그룹이 협업하는 전담 조직으로 의뢰인의 자산 관리 방안을 설계하고 자산 거래, 상속, 기업 승계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한다.

조웅규 바른 자산관리그룹 변호사(연수원 41기)는 "스타트업이나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회수해 자산가가 된 이들은 국내에 기반을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전 세대 자산가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 싱가포르 등 해외 국가로 이민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바른은 해외 이민을 고민하는 의뢰인에게 국내 자산 정리, 자산 반출, 현지 정착 등 보유 자산과 관련한 전반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뢰인이 싱가포르로 이민을 가면 바른의 싱가포르 현지 사무소가 업무를 이어받는다.

바른은 자산관리 분야에 잔뼈가 굵은 로펌이다. 2014년 꾸린 가사·상속팀을 2019년 자산관리그룹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법률서비스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현재 자산관리그룹은 서울고법 등에서 14년간 판사로 재직하고 가사(이혼), 가압류, 가처분 사건을 처리한 송봉준 변호사(연수원 25기)가 이끈다. 가사소년 전문법관 출신으로 성년후견제도 마련에 기여한 김태의 변호사(연수원 26기), 상속·신탁 분야 전문가인 조웅규 변호사(연수원 41기), 상속재산분할·유류분 반환청구 등 송무에 강한 이응교 변호사(연수원 42기), 가사·상속 분야 전문가 이경진 변호사(연수원 43기) 등이 전문가 30명이 주축이다.

'자산을 둘러싼 분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송봉준 변호사는 "인감 도장, 핸드폰, 수첩, 메모 처럼 생전 증여에 대해 증빙 효과를 갖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이 차지하지 말고 공동으로 관리하고 지켜봐야 한다"며 "증빙을 넘어 사후 남용돼 의사를 왜곡할 수 있는 물건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싸움을 줄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김현정 변호사는 "금융·증권사는 회사가 보유한 상품에 자금을 투입해 수익을 내는 자산 운용이 주 업무인 데 비해 로펌의 자산관리는 이혼, 인지능력 상실, 유언상속신탁 등 의뢰의 상황에 맞춰 자산을 옮기는 데 중점을 둔다"며 "바른 자산관리그룹은 자산과 관련한 민·형사상 문제가 발생한 이후 해결은 물론, 사전에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사항을 미리 살펴 예방 대응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고 말했다.

바른만의 이런 차별점은 그룹 내 연구 조직에서 찾을 수 있다. 연구팀을 통해 법률 실무뿐 아니라 연구 전문성까지 갖췄다는 얘기다. 이응교 변호사는 "바른은 자문이나 송무 같은 실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 내 상속신탁연구회 등 연구조직을 통해 전문성을 쌓고 있다"며 "2012년 로펌 최초로 발족한 조직으로 매달 세미나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