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강타한 2014년형 마법의 지팡이 [임정우의 스리 퍼트]
파울러·브래들리·클라크 같은 퍼터 사용
단종된 2014년 출시 오디세이 제일버드
“쳐보고 싶다” 선수들 100명 넘게 요청
퍼터 헤드 구하기 위해 중고 매장 찾기도
엄청난 인기에 캘러웨이 한정판 모델 출시
제일버드 380 퍼터 미국서 일찌감치 완판
지금은 ‘마법의 지팡이’로 불리지만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가 출시된 2014년 당시에는 인기 모델이 아니었다. 프로 골퍼들과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지 못했고 결국 단종됐다. 그러나 최근 몇 주 사이에서 위상이 달라졌다.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던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가 골프계에서 가장 뜨거운 퍼터가 됐다.
본격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달 메이저 대회 US오픈이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감격을 맛본 클라크가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를 사용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같은 퍼터로 우승하는 선수가 곧바로 나왔다. 특급 대회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우승자 브래들리다. 그는 퍼트로 줄인 타수 7.03개에서 알 수 있듯 그린 위에서 환상적인 퍼트 실력을 뽐냈다. 지난 2일 PGA 투어에서 인기가 많은 선수 중 한 명인 파울러가 지난 2일 로켓 모기지 클래식 우승을 차지하자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 관련 기사가 전세계에서 쏟아졌다.
파울러와 브래들리, 클라크가 3개 대회 연속으로 정상에 오르면 PGA 투어와 콘페리투어, DP월드투어, 아시안투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프로 골퍼들 사이에서는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 구하기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캘러웨이 투어 매니저인 조 툴롱은 미국 골프닷컴을 통해 “파울러가 사용하는 퍼터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선수들이 10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에 관심을 드러낸 한국 선수들도 많다.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노승열은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 파울러가 사용하는 스펙과 거의 동일한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를 들고 나왔다. 코리안투어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수십명 넘게 파울러 퍼터를 사용해보고 싶다고 용품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형우 캘러웨이 골프 코리아 책임은 “클라크가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몇몇 선수로부터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를 사용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아 만들어줬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전국 어디에도 재고가 없어 선수들에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출시된지 5년 넘은 구형 퍼터에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디세이 제일버드 380처럼 클럽 브랜드에서 단종된 제품을 한정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건 이례적이다. 골프 용품 업계 한 관계자는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가 얼마나 큰 인기를 끌고 있는지 제일버드 380 한정판을 통해 알 수 있다”며 “PGA 투어에서도 인기가 많은 선수인 파울러가 사용해 아마추어 골퍼들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완판되고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의 인기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처럼 선수들이 유행처럼 따라 썼던 퍼터들이 몇 개 있다. 아니카 소렌스탐의 오디세이 투볼과 로리 매킬로이의 테일러메이드 스파이더 등이 대표적이다. 골프계 한 관계자는 “아마추어 골퍼들처럼 프로 골퍼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는 골프채들이 있다. 14개 중에서는 퍼터가 가장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퍼트가 약점이던 한 선수의 기록이 눈에 띄게 좋아지면 어떻게 달라진 것인지 분석해 따라하는 경우도 많다.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말처럼 프로 골퍼들 사이에서 퍼트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GA 투어 선수들은 쳐보고 싶은 클럽이 있으면 큰 어려움 없이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콘페리투어, PGA 투어 캐나다 등 하부 투어 선수들은 다르다. 요청이 몰리는 인기 모델의 경우 PGA 투어 선수들을 우선순위로 두는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따로 구해야할 때가 많다. PGA 투어 캐나다에서 활약 중인 한 선수는 “오디세이 베르사 제일버드 퍼터 헤드를 구하기 위해 중고 골프 매장을 찾아다닌 선수들이 몇몇 있다”며 “이 퍼터가 아니여도 원하는 골프채를 사기 위해 중고 골프채를 파는 온라인 사이트를 계속해서 확인하는 선수들도 많다. PGA 투어보다는 하부 투어에 퍼트에 고민이 많은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퍼터에 민감한 선수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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