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 박규영 “라이브 방송 독백, 감독님이 ‘사법고시 봐도 되겠다’고”[M+인터뷰]
※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배우 박규영이 ‘셀러브리티’를 통해 뛰어난 패션 감각을 제대로 보여줬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에서 서아리 역을 맡은 박규영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셀러브리티’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아리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이다.
셀럽들의 명과 암을 담은 이 작품은 공개 일주일 만에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기준 넷플릭스 TV시리즈 부문 2위를 차지,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필리핀, 볼리비아, 페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등 9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또한 35개국에서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극 중 박규영이 맡은 서아리는 고졸에 화장품 방문 판매업을 하던 중 우연한 사건으로 셀럽이 되는 캐릭터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박규영은 다채로운 스타일링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어떤 스타일이든 제옷처럼 완벽히 소화, ‘찐 셀럽’ 같은 느낌을 선사해 몰입도를 높였다.
더불어 셀럽의 명과 암 뿐만 아니라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시간 구성 속에서 박규영은 서아리의 변화하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그 과정에서 얽히는 악플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서아리의 태도도 깊이있게 표현했다. 이와 함께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더욱 미스터리하고 궁금하게 만드는 긴장감 있는 활약까지 해냈다.
▶ 이하 박규영과의 일문일답.
Q. ‘셀러브리티’가 공개됐다. 호평을 받고 있는데 소감 부탁한다.
A. 감독님 인터뷰를 봤다. 감독님께서도 사실은 부담되고 떨렸다고 솔직히 이야기를 해주셨더라. 나도 부담되고 긴장이 됐다. 방송이 되고 좋은 피드백들도 있었던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후련한 것 같다.
Q. 서아리의 패션은 굉장히 다채로웠다. 방문판매를 하던 서아리에서 셀럽 서아리까지, 패션은 어떤 식으로 구성하고 신경썼는지 궁금하다.
A. 큰 맥락으로는 3단계라고 말씀 드렸던 것 같다. 그 내에서 조금 더 세밀한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다. 사실 1차적으로 비주얼적으로 많이 보여드려야 조금 더 시각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게도 스타일링 전단팀이 담당을 해주셨다. 총괄을 해주시는 팀이 계셨다.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 사이사이에는 헤어 메이크업 변화도 조금 있다. 눈치 채셨을지 모르겠지만, 방문 판매 아리 시절에는 컬이 안으로 들어있고, 셀럽이 되면 점점 밖으로 뻗친다. 조금 더 세련되고 시크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그런 변화들이 있었다. 실제로 평범한 직장인 시절 아리 때는 내가 집에서 입는 옷도 사용했다.
A. 레고 머리를 했다. 상태 변화가 쭉 있다. 크게 3단계라고 했는데 그 맥락을 관통하는 캐릭터성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독특한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레고머리를 구상한 거다. 머리는 10일에 한 번씩 잘라야 했던 머리다.
Q. ‘셀러브리티’에는 명품 브랜드의 의상들부터 액세서리, 주얼리까지 등장한다. 모두 실제였을까. 또 연기한 캐릭터들 중 가격이 있으면서도 다채로운 스타일링을 많이 했을 것 같다.
A. 가장 화려한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을 하고 출연한 작품인 것 같다. 주얼리들은 다 진짜였다. 조심히 촬영했다. 1부 옷은 한정판이라는 설정이 있어서 실제로 해당 브랜드에서 구매해서 일일이 리폼을 한 것 같더라. 와인을 뿌려야 하는 설정을 해서 3벌 정도 구비했다.
Q. 이런 패션들을 소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또 평소 박규영의 패션은 어떤지 궁금하다.
A. 체중을 조금 감량하기는 했다. 정확한 수치를 말씀드리기는 애매하고, 어떤 옷을 입어도 맞을 수 있게 감량을 했다. 평소에는 진짜 직장인 아리보다 더 편하게 다니는 편이다. 운동복 많이 입고. 청바지도 진짜 오랜만에 입는 거다. 평소에는 운동복만 입는다.
Q. 아리가 정말 다양한 패션을 선보이는데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패션이 있다면?
A. 생각해보니까 라이브 방송 때 옷들이 일상 생활에서 입기 어려운 옷들이다. 쉽게 입어보기 힘든 옷이라 기억에 남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착장을 꼽는다면, 1부 파티 원피스가 있다. 아무래도 기억에 많이 남는 건 많은 이야기가 담긴 드레스여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셀러브리티’의 시작은 라이브 방송을 하는 아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셀러브리티 세계의 폭로를 이어가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으로 이뤄졌다. 촬영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닌 만큼 이를 준비하면서 고충도 있었을 것 같다.
A. 실제로 방송에 노출되는 순서랑 다르게 라이브 방송 며칠 차라고 자막으로 표현되어 있다. 옷이 달라진다. 같은 옷을 입은 라이브 방송 분량은 독백을 다 외워서 연기를 했다. 그 이유는 아무리 끊겨서 보여지는 장면이기는 하지만, 어느 장면에 들어가는 내레이션인지 인지하고, 앞과도 감정선이 연결이 돼야 한다 생각해서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 연기가 생소하기는 했다. 동시 진행이 되는 부분이다 보니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리가 이 세계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 부분도 있고, 이 세계에 대해서 폭로하고 싶은 부분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신경썼다.
Q. 그만큼 ‘셀러브리티’를 통해 셀럽들의 명과 암을 엿볼 수 있었다. 배우 역시 셀럽과는 비슷할 수도 있는 직업인데, 그런 명과 암을 생각해봤을까.
A. 아예 그런 게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연기한 어떤 셀럽이나 연기자나 어떤 직업군이나 그 명확한 명과 암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어디다 힘을 싣기는 힘들더라. 아리는 유명해지라고 하지만, 작품 전체를 보면 진짜 유명해지라는 건 아니다. 연기자로서 유명해지는 게 안 좋은 것 같다고 하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 이 작품을 보면서 SNS를 대하는 태도가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설명이 되더라. 엔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다양한 시각이 있는지 있어서 어떤 걸 선택할지는 몫으로 남겨놓고 싶다고 준비를 하고 왔다.
Q. 스타일 만큼 아리의 감정도 3단계로 나뉘는 그 맥락에서 다양하게 변화해 간다. 극적으로 상황들이 변하는 만큼 감정의 변화도 빨랐다. 감정을 잡아가면서도 고충이 있었을 것 같다.
A. 아리의 감정이 극의 흐름에 따라 다양해지기도 한다. 아리가 마주하게 되는 인물들이 너무 많다. 여러 셀럽들도 있고, 준경(강민혁 분)에 대한 태도, 감정도 있을 거다. 시현(이청아 분)에 대한 감정도 있을 테고. 그 상대배우 중에 굉장히 중요한 상대배우라고 생각하는 게 SNS에 대한 감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모든 걸 연결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순서대로 할 수 없어서, ‘여기서 이정도가 적절할까요?’를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Q. ‘셀러브리티’의 친구의 배신 역시 큰 충격이었다. 믿었던 정선(박예니 분)이 악플러였다는 점은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그런 정선과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아리의 복수를 도와주는 친구 역시 정선이었다. 시청자들 중에는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는 아리의 서사에 놀라기도 했다.
A. 그부분이 생략되어 있긴 하다. 정선이를 이해하고 화해하고 용서하는 게 생략되어 있긴 한데 제작진분들께서 많이 고민을 한 부분 같더라. ‘설명을 해야 하나. 설명이 되려나?’ 했는데 아무래도 조금 더 사건을 중점적으로 이어가고자 그 설명을 굳이 안하신 것 같다. 아리와 정선이의 관계성으로 보면 아리가 변화한 걸 정선이가 봤다. 정선이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 못하는 거도 아니다. 정선이의 행동이 100% 맞다고 할 수 없지만, 일련의 사과의 과정을 걸쳤다고 설정했다. 촬영을 할 때 정선이가 나와 똑같이 세팅하고 내가 한 것 그대로 정선이도 촬영을 하고 각도를 틀어서 똑같이 촬영하고 해서 교차적으로 편집이 된 것 같다.
Q. 아리를 연기하며 크게 3단계로 나누었다고 했다. 가장 재밌었던 단계는?
A. 라이브 방송 아리가 제일 재밌었다. 사실 그런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 그런 게 일상에서 하기 힘든 거라 생각했다. 원없이 스타일링을 하면서 그런 거진 몇 분짜리 독백연기를 해볼 기회가 많이 없는데 그런 거를 하면서 나름의 재밌는 부분도 있었고, 이거 다 외워서‘ 그래도 다했구나’ 감독님도 칭찬을 해주셨다. ‘사법고시봐도 되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보고는 절대 불가능한 거였다. 시선이 계속 달라지니까. 스태프분들도 기니까 프롬프터를 띄워야 하나 고려를 하다가 내가 다 외워서 오겠다고 했다.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날은 한 신처럼 생각해서 했다. 거의 마지막 세트 때 이틀 안에 찍었다. 보시지 못했던 모습이지 않나. 드라마에서. 말을 해서 따박따박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이 말을 하는 게 어느 장면에 붙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거를 생각하려면 보고 할 순 없겠다 싶어서, 물론 잘라간 부분도 있겠지만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최선을 다했다.
Q. ‘셀러브리티’의 장면 중 화제가 된 장면이 있다. 준혁이 집으로 들어갈 때 그의 집에서 일하던 가정부가 걸어가는 그의 신발을 벗기는 장면이 화제였는데, 실제로 보면서 어땠는지, 또 연습이 어느 정도 있었나.
A. 사실 대본을 볼 때도 ‘그게 구현이 되나. 촬영 때 되나?’ 민혁오빠도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감독님도 걱정을 하셨다. 몇 번 연습을 하고 금방 끝났다. 생각보다 찍는데는 어렵지 않았다. 보시기 불편한 지점이 있을 수 있으나 다양한 캐릭터를 극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로 생각이 되지 않나 싶다.
Q. 어찌보면 아리의 행동은 용감한 듯 하면서도 맨 몸으로 부딪히는 무모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계속하게 되는데, 그런 아리의 행보에 공감이 됐나.
A. 그런 부분에서 용감하다고 느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주관이나 캐릭터를 관통하는 정의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지 않나. 되려 아리한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Q. ‘셀러브리티’를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면?
A. 정선이랑 딥페이크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장면이 많이 기억남는다. 기억에 많이 남은 장면은 엔딩이다.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 익명의 누군가가 나와서 어떻게 선택을 하게 될지 호기심까지 나눠주는 엔딩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박규영의 개인 SNS 아이디 비하인드도 궁금하다.
A. 내 아이디는 정말 옛날부터 시작한 아이디다. 라비앙 로즈가 있어서 블루를 갖다 붙인 거다.
Q. 박규영이 팔로하고 있는 스타가 있다면?
A. 티모시 샬라메와 콜드 플레이 등을 팔로하고 있다. 관심있게 보는 분들이 있다. 작품이 나왔는데 궁금한 분들을 찾아보고는 한다. 정말 좋아하는 분들이다. 티모시 샬라메, 콜드플레인, 플로렌스 퓨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Q. 공개를 앞두고 있는 ‘오늘도 사랑스럽개’에 대한 이야기 부탁한다.
A. 촬영도 마쳐서 ‘셀러브리티’보다는 조금은 더 편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여자를 연기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A. 들꽃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딱보기 화려하지 않아도 보기 편안하고 없으면 허전하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엄청 화려한 사람은 아니라 생각해서 장미 같은 사람이 될 수 없을 것 같아서 들꽃처럼 보기에 편안하고 은은한 좋은 에너지 드릴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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