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위협한 프리고진 반란, 北 김정은에게도 악몽이었을 것”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통치력에 치명상을 입힌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의 무장 반란이, 북한 김정은에게도 악몽 같은 소식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60여 년 경력의 미국 언론인 도널드 커크는 지난 6일(현지시각)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러시아의 반란이 어떻게 북한 내 전복에 영감을 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말 프리고진이 주도한 무장 반란 사태가 발생하자, 주북한 러시아 대사를 만나 ‘현재 러시아 지도부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조선중앙통신 보도 등에는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물론, 반란의 본질을 설명하는 내용도 없었다.
여기에 주목한 커크는 “북한의 공식적 논평의 모든 목적은 푸틴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확립된 통치 체제에 대항하는 모든 위협을 반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봉기 소식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악몽이 될 것”이라며 “김정은의 가장 큰 두려움은 그의 은밀한 적들이 프리고진 전략을 따라 ‘정권에 맞설 때가 왔다’고 판단할지 모른다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커크는 김정은에게 푸틴이 매우 소중한 동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정권과의 관계 폭을 넓히며 무기 판매 등으로 이익을 얻어왔다. 최근까지 러시아군에 포탄 등 무기를 제공했으며, 작년 11월에는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을 판매했다는 미 정부 발표가 있었다.
북·러 교역 부활을 통해 북한은 석유·천연가스·밀 등을 수입할 수 있었고 중국 의존도 역시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커크의 분석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반란 세력이 우호국의 중앙 통치 시스템을 거의 전복시킬 뻔했다는 소식이 북한에 퍼지는 것을 김정은은 참을 수 없다”며 “김정은이 프리고진의 반란 실패에 안도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했다.
커크는 과거 김일성이 1991년 소련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위성 국가들이 몰락했다는 소식을 숨겼던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도 동유럽·중앙아시아·중동 등이 겪는 격변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했다. 또 마지막으로는 “프리고진의 반란은 하루 만에 끝났지만, 언젠가 그가 다시 세력을 일으키거나 또 다른 인물이 유사한 일을 벌일 수 있다”며 “김정은은 그 위험을 의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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