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훈련 몰래 지켜본 '우승팀 포수'...경계했던 '김태군 효과' 현실이 됐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KIA로 트레이드된 후 첫 선발 출전을 앞둔 김태군(33)이 수비 훈련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는 선수가 있었다. 그는 누구였을까.
지난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KIA 선수들이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 5일 류지혁과의 1:1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태군도 첫 선발 출전을 앞두고 김상훈 배터리 코치와 함께 1루 더그아웃 앞에서 포수 훈련을 했다.
롱 토스로 간단히 몸을 푼 김태군은 스텝스로우, 프레이밍, 블로킹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며 자신의 실력을 보여줬다. 김상훈 배터리 코치와 박기남 수비 코치는 김태군의 컨디션을 확인한 뒤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며 훈련을 마쳤다. 특히 박기남 코치는 김태군의 강한 송구를 받아 본 뒤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선수가 있었다. 그는 SSG 포수 김민식(34)이었다. 김민식은 KIA의 훈련 보기 위해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더그아웃에 나왔고 김태군의 컨디션을 체크했다. 김민식은 KIA 출신으로 누구보다 KIA를 잘 알고 있는 선수다. 그런 그가 김태군과 KIA의 훈련을 지켜본 뒤 KIA가 앞으로 중위권 판도를 바꿀 태풍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현실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 김태군은 양현종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KIA의 안방을 든든히 지켰다. 그리고 공격에서도 힘을 보탰다. 김태군은 공격형 포수가 아니지만 KIA에서는 달랐다. 결승 1타점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7일 KT와의 경기에서도 김태군 효과는 확실했다. KIA는 선발투수 김건국이 0.2이닝 만에 헤드샷 투구로 마운드를 내려가며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다. 불펜 투수들은 미처 몸을 풀지도 못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KIA의 안방에는 김태군이 앉아 있었다. 그는 노련한 리드로 KT 타선을 봉쇄했다. 덕분에 김재열이 4이닝 2실점으로 막아냈고, 이후 윤중현, 임기영, 최지민이 이어 던지며 2실점으로 버텼다. 수비형 포수 김태군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공격에서도 안타를 기록하며 3경기 연속 타점 기록했다.
한편 KIA는 포수 김태군이 팀에 합류하면서 3연승을 질주했다. 그것도 선두 싸움을 하는 SSG와 6월 성적 1위 KT를 상대로 말이다.
차세대 주장감이라 평가 받던 유틸리티 내야수 류지혁이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 영입한 김태군 효과는 확실했다. 지금까지 쉬어가는 타순이었던 포수 타순이 메워지며 이젠 LG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타선이 됐다. 그리고 수비에서는 안정적인 프레이밍으로 KIA 젊은 투수들이 좀 더 편하게 공을 던지게 해주고 있다. 항상 볼넷을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하던 KIA 마운드가 달라졌다.
KIA는 이 기세를 몰아 가을야구를 다시 노린다. 두 명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김태군의 가세로 후반기 중위권 판도를 바꿀 태풍이 됐다.
[KIA 김태군의 훈련을 조용히 지켜본 SSG 김민식.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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