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주노동자 집단 폭행한 10대들…외면 당한 구조 요청
[앵커]
지난 주말 경기도 포천에서 10대 4명이 이주 노동자를 집단 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KBS가 당시 CCTV 영상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막무가내 폭행은 경찰이 출동하고서야 멈췄는데, 피해 노동자가 여러 번 도와달라고 요청했지만 모두 외면했습니다.
신현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달리던 오토바이에 다른 오토바이가 따라 붙더니, 멈추라고 손짓합니다.
한 대가 더 따라붙어 길가로 몰아 세웁니다.
무릎을 꿇린 뒤 힘껏 밀어버리고, 도로 위를 질질 끌고 다니며 폭행합니다.
폭행을 당한 건 이주 노동자 A 씨, 때린 건 10대 청소년 4명입니다.
[B 씨/사고 목격자/동료 이주 노동자 : "청소년들이 지갑이 있냐고 물어봤어요. 그리고 지갑이 없으면 경찰에 신고한다고 그랬어요."]
A 씨가 한국말을 잘 못 하는 걸 보고선 불법체류자 아니냐, 신고하겠다고 겁박하기도 했습니다.
오토바이에 번호판이 없는 걸 본 청소년들은 이주 노동자를 멈춰 세우고 협박을 시작했습니다.
막무가내 폭행을 당한 A 씨는 길 위에 엎드려 지나가는 차들에 손을 뻗어 구조를 요청합니다.
범행이 일어난 한 시간여 동안 CCTV에 찍힌 차량은 수십 대.
폭행 때문에 차가 밀려 서행하기까지 했지만, 내려서 도와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B 씨/사고 목격자/동료 이주 노동자 : "민가로 도망가려고 했는데요. 여기 할아버지 할머니가 집에 들어오지 말고 나가라고 그랬어요."]
10대들의 폭행은 경찰이 출동하고서야 멈췄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가해자 4명 중 2명은 촉법 소년.
일단 모두 공동폭행 혐의로 입건은 됐는데 조사를 받고 귀가했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인 A 씨는 미등록 외국인이란 이유로 구금됐습니다.
[최정규/피해자 A 씨 변호인 : "피해자는 구금되어 있고 가해자들은 결국 집으로 돌아간 상황인데 중범죄 피해자의 경우에는 통보 의무가 면제되어 있는데, 출입국에 바로 인계를 한 부분도 적절치 않았다…"]
A 씨의 변호인은 급한 대로 외국인 범죄 피해자를 위한 단기 체류 비자를 신청했지만 발급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만약 비자가 발급되지 않으면 A 씨는 한국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한 뒤 강제 출국당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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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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