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탄 '엘리멘탈' 韓에서 역주행 가능했던 비결 [N초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이 뒷심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개봉 초기 '범죄도시3' 등 대작에 밀려 힘을 못 쓰다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엘리멘탈'은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기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13일 연속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누적관객수는 260만5692명으로, 올해 초 큰 사랑을 받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200만 돌파 속도보다 빠르다. 7일 오후 4시 기준 예매율은 30.8%, 예매 관객수 14만8437명으로 1위를 달리고 있어 흥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한국계 미국인인 피터 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는 역주행 중인 반면, 이외 개봉 지역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엘리멘탈'의 추정 제작비는 2억 달러(2612억 원)인데,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5일 기준 전 세계 흥행 수익은 1억9588만 달러(약 2559억 원), 미국에서는 9749만 달러(약 1272억 원)다. 한국에서는 흥행 누적 수익 약 1713만 달러(약 223억 원)인데, 이는 북미를 제외한 개봉국 약 35개국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개봉 4주 차이지만 추정 제작비를 넘지 못해 한국 외 국가들에서는 흥행에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픽사 역사상 최악의 데뷔작"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엘리멘탈'의 흥행 실패 이유로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를 내세웠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북미에서는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루카' '메이의 새빨간 비밀' 등이 극장 개봉 없이 디즈니+로 직행했는데, 팬데믹 이후에도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대신 '엘리멘탈' 역시 디즈니+에 곧 출시될 거라는 생각에 극장으로 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세계적인 흐름과 달리 개봉 첫 주보다 2주차, 3주차로 넘어 갈수록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며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엘리멘탈'이 한국 관객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주요하게는 가족애와 한국적 요소 등이 꼽히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피터 손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영화에 반영, 실제 미국으로 이민 와 뉴욕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가족들을 돌본 부모님을 바라본 그의 경험이 앰버의 행동이나 대사 곳곳에 투영되어 가족을 향한 사랑을 드러냈다. 이는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적인 문화에 걸맞는 면이 있다. 또한 불 같은 앰버의 성격이나 'K-장녀'로 표현되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앰버에게 녹여냈다는 점도 국내 관객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은 점으로 작용했다.
그 뿐만 아니라 영화 곳곳에는 한국적인 요소들이 포진해 있다. '엘리멘탈' 측에 따르면 앰버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파이어타운은 돌솥에서 착안해 디자인이 진행됐다. 피터 손 감독은 집 안에 있는 환풍기도 한국식 고깃집에서 볼 수 있는 환풍기에 착안해 디자인됐다고 전했다. 또한 웨이드가 처음 앰버의 집에 방문했을 때 앰버의 아빠 버니가 그를 시험하기 위해 뜨거운 숯콩을 대접하는 장면은 맵고 뜨거운 한국 음식을 떠올리게 하고, 영화 말미 앰버가 버니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절을 하는 장면 역시 국내 관객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뉴스1에 "'엘리멘탈'에서 두 주인공이 서로 통합해 나가면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의 메시지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며 "한국 관객들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데 '엘리멘탈'이 감동과 재미를 주는 것은 물론, 한국적인 요소들을 극장에서 보면 좋을 영화로 입소문을 내면서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예상을 뛰어넘고 누적관객수 300만 중후반대의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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