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우재였냐고요?" '놀면 뭐하니' PD가 밝힌 방향성[인터뷰S]
[스포티비뉴스=공미나 기자] 4년째 토요일 저녁을 책임진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2주간의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시청자들 앞에 섰다. 지난 1일 개편 후 첫 방송은 시청률 3.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비록 화려한 컴백은 아니었지만, 김진용, 장우성 PD는 이 기세를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새롭게 '놀면 뭐하니?'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놀면 뭐하니?'의 이번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메인 연출자가 박창훈 PD에서 김진용 PD와 장우성 PD로 교체된 것이다. 최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진용 PD는 "요즘은 2주 쉬고 돌아온다고 시청자들이 기다려주는 시청 패턴이 아니다"라며 "시작부터 대박을 터뜨릴 거라고 기대하며 개편하지 않았다. 원래 하던 호흡에 시청자 피드백을 반영해서 돌아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놀면 뭐하니?'가 지난 2주 동안 방송을 쉬며 제작진이 가장 우선시한 것은 출연자와의 소통이다. 버라이어티 특성상 멤버들의 관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 두 PD는 멤버들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장우성 PD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 믿고 따라와 달라' 이런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니었다. 멤버들의 관계성을 만들어가기 위해 한 분 한 분 만나서 이야기하고 가까워지려 했다. 그 과정에서 멤버들과 더 애틋해졌다"면서 "어떻게 멤버들 간 관계를 이어줄지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새로 투입시킨 주우재라는 인물이 기존 멤버들에게 어떻게 작용해서 촉매제로 변화시킬지를 작전을 짰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화 중 하나는 멤버 교체다. 기존 멤버 중 신봉선, 정준하가 빠지고 주우재가 투입되며 유재석, 하하, 이이경, 박진주, 이미주와 더불어 6인 체재로 완성됐다. 두 PD는 주우재를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이라고 표현했다. 주우재가 있어서 기존 멤버들의 케미가 더욱 완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진용 PD는 "주우재가 '제주 한끼' 편에 나왔다. 놀면 뭐하니?' 개편을 고려하고 게스트로 모신 건 아니었다. 그러나 '제주 한끼' 편을 촬영하며 주우재가 우리가 갖고 있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주우재를 제외한 다른 후보군은 없었다"는 두 PD는 앞으로 멤버들 간에 새로운 케미스트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기대했다. 장우성 PD는 "그전 7명 체제에서는 유재석, 하하, 신봉선, 정준하 네 명이 OB였고, 동생 세 명은 백업하는 위치에 가까웠다"면서 "이제는 형 라인에 유재석, 하하 두 명이고 동생 라인이 주우재, 이이경, 박진주, 이미주 넷으로 더 다수가 됐다.. 동생들이 더 자유롭게 형 라인을 몰아가며 새로운 모습들이 그려질 수 있다. '놀면 뭐하니?'는 앞으로 힘을 빼고 무게중심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년 7월 첫 방송된 '놀면 뭐하니?'는 당초 김태호 PD와 유재석 두 사람이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놀면 뭐하니? 제발 괴롭혀줘'라고 말하는 유재석을 괴롭힌다는 설정으로 시작, 다양한 유재석의 부캐쇼를 펼치며 유니버스를 확장했다. 한때 시청률 10%를 기록하며 사랑받은 '놀면 뭐하니?'는 최근 3~4%대에 머물며 위기론이 불거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 오랜 시간 프로그램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애정 어린 질타와 비판을 보내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향한 무수한 시청자 반응도 두 PD는 알고 있다고 한다. 김진용 PD는 "'자막이 별로다', '편집이 늘어진다', '음악 콘텐츠 그만 해라' 같은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다 알고 있다. 특히 신경 쓴 피드백은 '멤버들 한 자리에 모아 놓으라'는 거다. 개편 후 1회 방송을 보시고 '또 멤버들을 찢어뒀냐'고 하시더라. 1회는 아이템 특성상 6명 한 버스에 넣으면 곤경에 처하지 않을 것 같아서 부득이하게 찢었다"며 "그 피드백 예상던 바지만, 스포일러를 하자면 2회에는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일 것"이라고 했다. 장우성 PD는 "6명의 케미를 보여줄 기회는 앞으로도 많다. 첫 회는 주우재의 신고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프로그램의 근간을 이루는, '내가 몰랐던 말도 안 되는 세계에 던져진다'는 설정을 주우재에게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놀면 뭐하니?'가 여러 차례 변화를 겪으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드러내던 시청자들도 많았다. 새롭게 시작하는 '놀면 뭐하니?'는 어떠한 정체성을 품고 나아갈지 묻자, 두 PD는 "그때그때 가장 재밌는 것을 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시대에 맞게 유연한 모습들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저희는 장르가 없어요. 콩트를 할 수 있고, 공익적인 아이템을 할 수도 있죠. 저희 정체성은 기본적으로 '이 시기 가장 재밌을 것 같은 아이템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아이템은 다양하겠지만, 그 화법은 좁히고 싶어요. '툭' 시작하는 것 말고, 당황스럽게 멤버들을 던져서 '한 번 해봐'. 이러한 화법을 도입부에 많이 쓰고 싶어요."(김진용 PD)
"되려 정체성을 정의하지 않으려 해요. 물론 기본적으로 '놀면 뭐하니?'는 '토요일 저녁을 책임지는 예능 버라이어티'죠. 어떻게 무엇을 보여줄지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연하게 대처하고 싶어요. 그 시점에 가장 재밌을 걸 고민하는게 우리의 업무죠. 하나로 좁히면,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편해질 수도 있어요. 오히려 시즌제로 간다거나 장기 프로젝트로 가는건 쉽죠. 그러나 그것보다는 다매체 시대에 토요일 저녁 본인의 시간을 할애해서 TV를 켜주신 시청자들을 위해,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된 가게 같은 프로그램이 되려고 해요. 그게 아니라면 굳이 '놀면 뭐하니?'를 이어갈 이유가 없어요."(장우성 PD)
주우재 투입 후 '놀면 뭐하니?'는 두 차례 촬영을 마친 가운데, 두 PD는 "확신이 더 생겼다"고 했다. 김진용 PD는 "'녹화를 지켜보며 '이건 먹힌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개편을 하고 거대한 혁신이 있다고 홍보하지 않고 있다. 그저 우리 프로그램을 좋아했던 시청자분들의 발길을 다시 돌리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겠지만, '요즘 '놀면 뭐하니?' 재밌다던데 봤어?'라고 입소문이 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재미부터 찾아가려 한다"고 했다.
첫 번째 목표는 시청률 추세를 바꾸는 것이다. 김진용 PD는 "목표 시청률을 얘기하며 진주에게 혼이 났다. 보수적으로 수치를 얘기했더니, 성을 내며 '15% 정도는 목표로 잡아야 한다'고 하더라. 하하. 저는 일단 공수표 날릴 수 없고, 상승세로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고 했다. 장우성 PD도 "영화 보기 전에 평점 보고 가듯이, 시청률 오르는 걸 보면 관심을 갖게 된다. 시청자분들도 '어 시청률 점점 올라가네?'라고 느끼실 수 있도록 우상향해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아울러 김진용 PD는 "시청률 말고도 의미 있게 보는 지표가 웨이브"라며 "웨이브는 본방송을 놓친 분들이 보신다. 예전엔 '놀면 뭐하니?' 순위가 굉장히 앞쪽에 있었다. 다시 그 위치를 찾아가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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