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카시에르·파워퍼프걸…뉴진스, 소통의 초능력 갖다

이재훈 기자 2023. 7. 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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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개 싱글 '슈퍼 샤이', 포르투갈 배경 뮤비 다양한 해석
데뷔곡 '어텐션'과 연관성도
XXX 래퍼 김심야, 작사 참여…비스츠앤네이티브스 협업 계속
커플링곡 '뉴 진스', 뉴진스 또 다른 세계관 보여줘
[서울=뉴시스] 뉴진스 2023.07.07. (사진=어도어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대중문화의 보편성을 개인의 고유한 매력으로 승화시키면서 소통까지 원활하게 한다.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NewJeans)'와 뉴진스의 프로듀서인 민희진 대표가 이끄는 어도어(ADOR)가 미니 2집 '겟 업'의 선공개 싱글로 보여준 사실이다. 노래·뮤직비디오와 접촉점을 이룬 문화적 맥락에 대한 잘 된 해석으로 노래가 품고 있는 '체험의 힘'을 보여준다. 이른바 소통의 초능력이다.

지난 7일 선공개한 '겟 업(Super Shy)'의 트리플 타이틀곡 중 하나인 '슈퍼 샤이(Super Shy)'는 저지 클럽(Jersey Club)을 기반 삼은 곡이다. 이미 뉴진스는 올해 상반기 국내 음원차트 기록을 다시 쓴 히트곡 '디토'(프로듀서 겸 DJ 이오공(250)이 주축으로 작업한 이 곡에 대해 미국 볼티모어 클럽 댄스뮤직 장르를 재해석했다는 설명이 따랐지만, 저지 클럽에 가깝다는 평이 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 많았다), 코카-콜라 컬래버레이션곡인 CM송 '제로(Zero)'로 이 장르 강자임을 확인했다.

그런데 했던 걸 또 반복하면 뉴진스가 아니다. 드럼 루프 등 리듬만 나오는 구간을 연결한 '브레이크 비트(Breakbeat)'를 추가했는데, 빠른 템포의 리듬이 특징이다. 현란한 춤 동작을 보여줄 수 있다는 얘기인데 뉴진스가 '슈퍼 샤이'에서 보여준 왁킹이 그래서 알맞다. 팔을 뻗거나 돌리면서 음악의 박자에 맞춰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는 춤 장르다. 뉴진스 멤버들은 긴 팔을 이용한 유려한 곡선으로 자신들만의 왁킹을 만들며 1970년대에 크게 유행한 이 춤에 청량함을 불어 넣는다.

특히 뮤직비디오는 촬영지인 포르투갈 곳곳에서 플래시몹처럼 군중들이 뉴진스 멤버들과 '슈퍼 샤이' 주요 안무 구간을 함께 하는 장면이 주가 되는데 색다른 정경을 펼쳐냈다. 공원은 물론 태극기를 중심으로 만국기가 걸려 있는 시장 등 현지 일상의 커뮤니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는 모습에서 현지 또는 다양한 이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인종, 국적, 세대와 상관 없이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는 순간들이 잇따라 연출된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슈퍼 샤이' 뮤직비디오 중. 2023.07.08. (사진 = 하이브 레이블즈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덴마크를 기반 삼아 활동하지만 포르투갈 출신인 싱어송라이터 에리카 드카시에르가 '슈퍼 샤이'와 이번 싱글의 커플링 곡 '뉴 진스'에 참여한 것이 의미가 큰 이유다. 전자음악에 다양한 질감을 녹여내는 데 일품인 그녀는 90년생의 젊은 뮤지션이지만 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분위기를 선사한다. Y2K, 더 나아가 1990년대 정서를 새롭게 환기한 뉴진스와 통하는 지점이다.

드카시에르와 뉴진스 멤버 다니엘 등이 작사에 참여한 '슈퍼 샤이' 노랫말은 매우 수줍어하는 상태를 노래하는데, 두근거리는 리듬이 주축인 곡 분위기와도 잘 맞물린다. 또 '슈퍼 샤이' 노랫말엔 힙합듀오 'XXX' 멤버인 래퍼 김심야도 참여했다. 앞서 발표한 곡들에 프로듀서 이오공(250)과 프랭크(FRNK·박진수)가 참여한 데 이어 레이블 비스츠앤네이티브스(BANA) 사단이 또 힘을 보탠 것이다. 프랭크 역시 XXX 멤버다.

또 '슈퍼 샤이' 뮤직비디오는 데뷔 때부터 뉴진스 멤버들이 이어온 '함께 하는 서사'도 녹아 있다. 데뷔곡인 '어텐션'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이 차 안에서 앉아 있는 모습이 '슈퍼 샤이'에서 재현된다. 멤버들의 겉모습 등 스타일만 다르지 앉아 있는 순서가 같다. '슈퍼 샤이' 뮤직비디오 초반에 '어텐션' 음악이 잠깐 삽입되기도 한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어텐션(위)과 '슈퍼 샤이'(아래) 뮤직비디오 중. 2023.07.08. (사진 = 하이브 레이블즈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커플링 곡 '뉴 진스' '역시 저지 클럽 리듬을 기반으로 UK 개러지 리듬을 오간다. 팀명인 뉴진스와 동명곡으로 팀명을 활용한 노랫말은 이 곡이 뉴진스의 또 다른 세계관에 입성하는 통로임을 각인시킨다. 해당 곡은 드카시에르와 프랭크가 주축이 됐고 해린이 작사에 참여했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곡의 뮤직비디오는 올해 25주년을 맞은 카툰 네트워크의 애니메이션 '파워퍼프 걸'과 컬래버레이션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글로벌 컨슈머 프로덕트가 힘을 합쳤다. 애니메이션은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여자아이들이 악의 무리를 상대로 펼치는 활약상을 그렸는데, 뉴진스와 어도어는 이 캐릭터를 세련되고 재치 있게 변주한다.

"식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갖겠어요"(다니엘)라고 얘기하는 등 멤버들이 초능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잠깐잠깐 삽입되는데, 그건 Z세대의 일상화된 영웅 서사와도 맞물린다.

또 뮤직비디오엔 파워퍼프걸로 형상화된 멤버들의 다양한 활약상을 신문기사화한 장면도 삽입된다. 찰나의 순간에 지나가는 부분인데 눈이 좋은 뉴진스 팬덤 '버니즈'가 해당 부분을 캡처해 영어로 된 신문 기사 내용을 번역한 걸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중요한 날인 7월7일에 뉴진스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고 민희진 교수가 뉴진스 멤버들이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이 신빙성을 더하기 위한 멘트로 사용되는 등 신문기사 틀을 재해석한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뉴 진스' 뮤직비디오 중. 2023.07.08. (사진 = 하이브 레이블즈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무엇보다 '뉴 진스' 뮤직비디오는 Z세대의 감수성을 오롯이 반영한 색감과 구성으로 호평을 듣고 있다. 파워퍼프걸의 특징을 잘 사용해 멤버들마다 다른 작화법을 도입하고, 가사에 맞춰 게임을 하는 듯한 장면을 삽입했으며, 작업 과정을 그대로 노출한 듯한 장면은 팬아트가 일상이 된 요즘 팬문화를 반영하기도 한다. 뮤직비디오엔 팬덤 버니즈 캐릭터도 대거 등장한다.

이처럼 뉴진스와 어도어는 익숙한 문화로 새로움을 환기하며 소통의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하는 경지로 나아간다.

선공개 싱글로도 이렇게 할 말이 많은데, 21일 발매되는 '겟 업'엔 얼마나 많은 얘깃거리가 담겨 있을 지 버니즈는 기대하고 나섰다. 뉴진스와 어도어는 앨범에 실리는 여섯 곡 전부 뮤직비디오를 선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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