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즉석밥 엑스레이 찍고 칼로리 고민…'집밥' 진심 담은 이곳, 어디?

익산(전북)=유예림 기자 2023. 7. 8.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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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에 있는 하림 퍼스트 키친의 전경./사진제공=하림

"가정의 주방이 조리 위주에서 식사 공간으로 변했듯이 퍼스트키친은 조리 공간이 밖으로 나와서 모인 하림의 커다란 부엌입니다."

지난 6일 오전 10시30분 전북 익산시 하림의 식품 공장인 '퍼스트키친'에 대해 공장 견학 담당 직원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퍼스트키친은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 1위인 하림의 식품 철학이 담긴 공간이다. 하림은 2021년 10월 브랜드 'The 미식(더미식)'을 출범하며 라면, 즉석밥, 가정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발 주자지만 퍼스트키친을 통해 가정식의 '진심'을 담았다는게 하림의 설명이다.

퍼스트키친은 Kitchen(키친)1·2·3 세 공간으로 나누어져 각각의 키친에서 더미식 라면, 즉석밥을 비롯해 각종 육수와 소스 등을 생산한다. 2021년 완공돼 부지 면적 12만3429㎡로 약 3만6500평 규모다.

K2(Kitchen 2)에서는 오전부터 더미식 비빔면 생산이 한창이었다. 하림이 지난 3월 출시한 더미식 비빔면과 여름을 맞아 선보인 한정판 메밀 비빔면이다. 건면과 유탕면 두 라인에서 각각 면이 반죽이 된 뒤 얇게 펴진 상태로 스팀 기계로 면을 익히는 증숙 과정에 돌입한다. 날카로운 칼들이 면을 하나하나 자른 형태로 투입되다보니 이 과정을 거치면 꼬불꼬불한 면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더미식 메밀 비빔면이 표방하는 건면은 면을 뽑은 뒤 열로 말려서 유탕면보다 지방 함량이 적고 열량이 낮다. 하림 관계자는 "건면이 인기를 끌기 전부터 하림의 제트노즐 공법으로 건면 제품을 만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제트노즐 공법은 짧은 시간에 평균 130℃에 이르는 강한 열풍으로 면을 말린 뒤 면발에 미세공기층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면발을 쫄깃하고 국물이 잘 배게 만든다. 이 관계자는 "장인라면은 일반 라면의 나트륨 평균 함량인 1700mg보다 300~400mg 줄여 나트륨 걱정을 던 건강한 라면"이라고 설명했다.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더미식’ 라면이 생산되는 모습./사진제공=하림


K3(Kitchen 3)에서는 더미식 즉석밥이 생산되고 있었다. 직사각형 용기에 담긴 쌀은 1m 넘는 은색 원형 통로를 지나가며 압력밥솥과 같은 원리로 100℃ 이상에서 찌는 과정을 거친다. 가로·세로 6개씩 정렬돼 36개가 한 판에 담겨 그 상태로 12분간 뜸을 들인다. 밥알이 밀착되지 않고 고슬고슬 살아있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밥과 뚜껑 사이에는 약 0.6mm 간격을 남겨둬 밥이 으깨지거나 눌리지 않게 했다.

더미식 즉석밥에는 산도조절제나 미생물을 박멸하는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보존료가 없기 때문에 미생물이 제품 내부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퍼스트키친에서는 리크테스터와 X선 촬영으로 전수 검사한다. 리크테스터는 압력을 이용해 뚜껑 필름에 작은 미생물이라도 있으면 이를 튕겨내는 역할을 한다.

하림 관계자는 "집에서 밥을 지을 때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듯이 더미식 밥도 첨가물 제로 상태로 만들어 즉석밥의 시큼한 냄새를 줄인다"고 말했다.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더미식’ 즉석밥이 생산되는 모습./사진제공=하림


라면 소스나 육수 등은 K1에서 만들어진다. K1 옆에는 올해 말 완공 예정인 하림의 물류센터가 지어지고 있다. 하림은 물류센터를 통해 별도 유통 과정 없이 전국의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하림은 HMR(가정식 대체식품)이라는 표현 대신 'HMI(Home Meal Itself)'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간편 대체식품이 아니라 '가정간편식 그 자체'라는 뜻이다. 자극적인 맛과 인공 조미료 등을 지양한 하림의 원칙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하림은 건강을 챙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날 거라고 본다. 라면을 담당하는 K2 옆의 빈 곳에 라인 증설을 계획 중이다. 라인 3개가 더 들어갈 수 있는데 수요에 맞게 순차적으로 증설 예정이다. 퍼스트키친은 현재 20시간 가동 기준 일일 라면 72만개, 즉석밥 15만개를 생산한다.

익산(전북)=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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