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조작' 집중포화, 네이버는 정면돌파 선택
여권의 연이은 뉴스 알고리즘 조작 의혹 제기에 네이버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투명성에 방점을 두고 AI의 뉴스 추천 시스템을 공개하는 한편, 3차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통해 최근 제기된 의혹에 대해 외부 전문가의 검증을 받겠다는 것인데, 정치권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알고리즘, 정치 성향 구분 안 해" 시스템 상세 설명
네이버는 7일 뉴스 AI 알고리즘이 이용자 개인에게 어떻게 뉴스를 추천하는지 안내하는 페이지를 공개했다. 뉴스 추천은 'AiRS(AI Recommender System, 에어스)'라고 불리는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먼저, AiRS는 이용자의 선호도에 따라 뉴스를 추천한다. 이용자의 기사 소비 이력에 기반해 알고리즘이 최근 읽은 기사와 함께 자주 클릭되는 기사들을 우선 후보로 추천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특정 세션·언론사·키워드에 대한 선호도 등에 가산점이 부여된다.
또 전체 이용자들의 데이터에 기반해 개별 기사의 클릭 수에 따른 인기도 점수, 기사의 최신성, 심층기사 여부 등도 가산점을 받는다. AI를 통해 뉴스 품질을 예측하고 이용자들의 고품질의 기사를 추천하는 기능도 담겼다. 기사 제목·본문 등 정보와 과거 유사한 기사의 체류시간 등 누적된 이용자 데이터를 결합해, 단순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는 배제하고 만족도를 높인다는 취지다.
네이버는 이러한 과정에 정치적 편향성은 일절 배제됐다고 강조한다. 네이버 측은 "알고리즘 자체에는 기사 및 사용자의 정치 성향을 특정 짓거나 구분하는 부분이 전혀 없기에, 특정 성향에 유리하게 추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뉴스 추천은 개인의 뉴스 이용 행태, 전체 이용자들의 클릭 수, 언론사가 송고한 기사 내용 등에 좌우되도록 설계된 만큼, 네이버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생산자와 사용자의 행동은 모두 추천 데이터와 로그에 남게 되고, 추천의 재료로써 영향을 미친다"며 "추천의 공정성 문제는 알고리즘 자체보다는 생산자와 사용자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측면이 크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與 "언론사 인기도 조작해 보수 매체 피해" 네이버 "사실과 달라"
다만, 최근 여권의 공세 포인트는 이날 네이버의 설명과는 다른 영역이다. 최근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네이버의 뉴스 '검색' 알고리즘을 문제삼고 있다.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에 반영하는 '언론사 인기도'라는 항목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보수 성향 언론은 기사 노출이 적어지는 피해를 입고, 진보 성향 언론이 이득을 봤다는 주장이다.
네이버가 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언론사 인기도가 최초로 적용됐던 지난 2019년 3월 인기도 1위는 연합뉴스, 공동 2위는 조선일보·한겨레, 공동 4위는 동아일보·KBS 등이다. 그런데 2021년 8월 네이버가 2차 알고리즘 검토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매체 순위 가중치를 조정한 결과 조선일보는 공동 6위로 밀려났고, 6위였던 MBC가 4위로 올라왔다. (1위는 연합뉴스, KBS는 공동 6위, 동아일보는 14위)
가장 최신 자료인 2023년 5월을 기준으로 보면, 1~3위는 연합뉴스·뉴시스·뉴스1 등 통신사, 4~6위는 MBC·SBS·KBS 등 지상파 방송국이 차지했으며, 조선일보는 공동 6위, 동아일보는 14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순위 변동과 언론사 성향에 따른 유불리는 일관성을 찾기 힘들다. 진보 성향의 매체인 한겨레는 2019년 3월 공동 2위였지만, 지난 5월에는 12위로 떨어졌다. 보수 성향의 중앙일보는 같은 기간 13위에서 9위로 순위가 올랐다.
또한 네이버는 언론사 인기도 자체가 검색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 실제 검색 결과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언론사 인기도도 1차 알고리즘 검토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국내외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언론사별 페이지뷰, 방문자 수, 공유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위를 매긴 것이기에 조작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한다.
여권에서 지적하는 '인위적인 순위가중치 조정'은 네이버가 '언론사 피인용지수'를 인기도에 추가로 반영한 것을 의미하는데, 네이버는 더 정확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특정 매체와 같은 도메인을 사용하는 경제·스포츠·헬스 등의 계열사들도 같은 인기도 점수를 받기 때문에 실제보다 과대평가될 수 있어, 타 언론사 기사 본문에서 특정 언론사 기사를 인용하는 횟수를 추출해 인기도 측정을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향후에도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더 상세하게 해명하며 대응할 계획이다. 언론사 인기도 관련 문제제기도 조만간 구체적인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다.
동시에 지난달 29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3차 알고리즘 검토위원회가 발족한 만큼, 위원회를 통해 최근 제기된 의혹들의 사실 여부를 검증받고,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토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차원에서 알고리즘을 검토 받고, 제기되는 다양한 의혹들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기반으로 상세히 설명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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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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