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올랐다… 소득-물가 상승률의 괴리
[편집자주]지난해부터 식품업계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연일 '인상'이었다. 그런데 최근 반가운 단어 '인하'가 뉴스를 장식했다. 계속되는 물가 인상 속 정부가 압박을 가하면서 라면값이 내렸다. 라면 등 일부 식품 가격은 내렸지만 외식물가는 30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에게 크게 와 닿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①월급 빼고 다 올랐다… 소득-물가 상승률의 괴리
②정부는 왜 라면·소주를 저격했을까
③"이젠 무덤덤한 런치플레이션"… 외식물가, 안 잡나 못 잡나
#. "예전에는 매 주말이나 2주에 한번쯤 영화나 뮤지컬 공연을 봤는데 지금은 거의 안 보거나 정말 보고 싶은 작품이 있을 때만 가요. 교육비나 주거비, 통신비 등 다른 부분에서 줄일 수 없으니 식비나 문화생활비, 용돈을 아껴서 줄이게 되는 거 같아요. 여행을 줄이고 무료나 공공 박물관 같은 곳을 이용하고 반려동물 사료도 저렴한 제품으로 바꿨어요. 외식도 예전보다 줄이고 가더라도 비싼 식당은 안 가요. 가족들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날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식당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지출이 10% 정도 늘어서 신용카드 한도를 늘렸어요."
서울에 거주하는 한 4인 가족이 겪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가 21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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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기준(전년 동월 대비) 채소류는 3.6% 오르면서 농산물 가격은 2.3% 상승했고 양파(20.5%) 참외(19.3%) 사과(11.1%) 등은 10% 넘게 올랐다. 축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4.9% 하락했지만 전월보다는 1.2% 상승했다. 수입 쇠고기(-8.0%) 돼지고기(-7.2%) 국산 쇠고기(-5.1%) 등은 가격이 하락한 반면 닭고기는 13.7%나 올랐다. 수산물은 오징어(14.2%) 고등어(10.1%) 등이 오르면서 6.0% 상승했다.
생활필수품의 가격 상승폭은 더 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올해 1분기 생활필수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장바구니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2.5% 상승했다. 생활필수품 39개 품목 중 가격변동률 확인이 가능한 35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달걀을 제외한 모든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가격 상승률이 높은 5개 품목은 식용유(28.1%) 마요네즈(27.8%) 밀가루(24.1%) 참기름(20.3%) 케찹(19.8%) 순이었다. 같은 기간 정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5배가량 높은 수치다.
체감물가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1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계의 명목소득은 늘었지만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이다. 실질소득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올랐으니 체감물가는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전체 가구를 소득별로 5분위로 나누었을 때 2분위와 3분위 실질소득은 각각 2.4%, 2.1% 줄었다. 소득하위 20%인 1분위의 실질소득은 1.5% 감소했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중·하위층의 실질소득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전체 지출 중 식비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에 식료품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큰 타격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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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남양유업이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등 스틱커피 출고가를 평균 9.5%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오뚜기의 순후추와 CJ제일제당의 백설 소고기양념 등이 10% 넘게 올랐다. 2월 생수 가격 인상에 이어 3월부터는 수입맥주, 막걸리 등 주류와 커피, 코카콜라 등 음료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다.
정부의 압박에 일부 업체들은 가격 동결이나 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 체감 효과는 미지수다. 원재료 가격이 떨어져도 전기세, 인건비 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식당 등 외식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변동될 가능성이 여전한데다 물가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며 "자영업자들의 경우 제조사에서 제품을 받기 위해서는 도매상과 식자재 업체 등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인하된 가격을 체감하는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예 기자 csysy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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