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도 여러 번 들어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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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순방 중 불거진 MBC의 '자막 논란' 관련 정정보도 소송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보통 사람이 보통 소리로 들었을 때 이 내용이 무엇인지 구분되지 않는 건 명확하다"라며 MBC 측에 촬영 영상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 중 비속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취지 자체는 이해가 되나 '미국'이라는 말이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며 "이를 확정적으로 보도한 MBC 측도 너무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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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순방 중 불거진 MBC의 ‘자막 논란’ 관련 정정보도 소송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보통 사람이 보통 소리로 들었을 때 이 내용이 무엇인지 구분되지 않는 건 명확하다”라며 MBC 측에 촬영 영상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성지호 부장판사)는 7일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소송 변론기일에서 “재판장도 여러 번 들어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 중 비속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취지 자체는 이해가 되나 ‘미국’이라는 말이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며 “이를 확정적으로 보도한 MBC 측도 너무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원고인 외교부와 피고 MBC는 윤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실제 무엇인지 입증할 책임이 상대에게 있다고 맞섰다.
외교부 측은 “거대 야당이 국제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윤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한 것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고 해석했다.
MBC 측은 “보도 이전 대통령실 관계자가 ‘외교 관계를 고려해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말한 점 등을 종합해 발언의 내용을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1일 3차 변론기일을 진행,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21일(이하 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초대돼 관련 연설을 했고, 마지막 각국 정상들과 단체사진을 찍으며 바이든 대통령과 48초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후 윤 대통령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함께 행사장을 나서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은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기자단 풀(pool) 카메라에 담겼다. MBC는 이를 보도하며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이에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은 다음날 오전 미국 뉴욕 현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시 한 번 들어봐 달라”며 “‘(바이든이 아니라)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 보도를 두고 지난해 말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조정 절차를 밟았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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