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주 국제정세[PADO]
프랑스의 교외지역(banlieu)에서 또 다시 폭동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정차명령을 어기고 도망가던 알제리계 청소년에게 총을 쏴 사망케 한 사건이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4000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되었는데, 이들의 평균연령은 17세입니다.
프랑스에선 아랍계나 아프리카계(흑인) 시민들이 밀집해서 사는 고층아파트촌에서 이런 폭동들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르꼬르뷔지에(Le Courbusier)식 건축 및 도시계획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고, 저소득층의 복지 문제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폭동을 일으킨 아랍계, 아프리카계 당사자들은 '인종' '차별' 문제를 첫번째 원인으로 지적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인들 전체는 경찰의 검문 경험 비율이 20% 정도인데, 아랍계 및 아프리카계 시민들은 그 비율이 80%에 이릅니다. 프랑스 경찰은 총기사용도 많습니다. 미국보다는 적겠지만 이웃국가인 영국이나 독일에 비하면 총기사용이 빈번합니다. 프랑스 경찰은 노조가 강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보호를 위해 총기사용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국가부문이 강하고 국가에 의한 보호도 강합니다. 하지만 국가의 개입이 강한 만큼 보호를 받는 '인사이더'와 보호 밖에 있는 '아웃사이더' 사이의 차별적 대우가 주변 나라들보다 강합니다. 다시 말해 안과 밖의 경계가 명확하고, 인사이더 보호를 위해 아웃사이더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경계선 밖에 교외지역의 슬럼화된 고층아파트촌이 있고, 여기에 아랍계와 아프리카계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예컨대 이웃나라인 영국 수준으로 인사이더에 대한 보호를 낮추고 아웃사이더에 대한 보호를 올리지 않는한 이러한 폭동은 계속될 것입니다. 고층아파트촌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르꼬르뷔지에식 아파트촌은 한국에서는 성공적으로 운용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커버스토리로 동아시아의 저출산 문제를 다뤘습니다. 한국의 상황이 최악이지만 일본, 중국, 대만도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동아시아에서 가족에 대한 관점이 바뀌지 않는한 저출산 문제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중요한 통계를 하나 제시하고 있는데 '혼외' 출산이 OECD 전체는 평균 40% 정도인 반면, 한국, 일본, 대만은 5%가 안 된다고 합니다. 즉, 동아시아 국가들은 전통적인 가족형태만을 고집하고 있는데 이것이 출산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거나 동성혼 같은 형태의 관계에서도 출산 내지 입양을 허용하는 사회분위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권고하기도 합니다. 그런 근본적인 가족 및 사회의 변화없이 출산장려금 같은 미봉책으로는 저출산 문제가 전혀 움직이지도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한국은 출산장려금으로 그간 250조 가까이를 썼지만 출산율은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코노미스트는 대대적인 이민 정책 변화를 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출산을 낳는 시스템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새로 온 이민자들도 입국 후 시간이 지나면 차츰 아이를 갖지 않게 될 것입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선일 것입니다.
7월 11, 12일에 발틱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에서 나토(NATO) 정상회의가 개최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는 나토의 향후 변화방향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째, 나토 가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논의를 하게 될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킬 것인지 아니면 가입 대신 장기간의 군사적 지원을 약속해야 할 것인지 등이 논의될 것입니다. 둘째, 스웨덴의 나토가입 문제입니다. 현재 튀르키예(터키)가 반대를 하고 있어서 난항이 예상됩니다. 셋째, 이 문제는 우리와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데, 나토와 동아시아의 관계 문제입니다. 나토 회원국들은 중국의 군사력 강화가 나토의 안보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아시아 안보 문제에 나토가 어느 정도까지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습니다. 최근 도쿄에 나토 사무소를 개설하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있었습니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 이란이 정식가입했습니다. 이란은 작년 9월에 정회원 가입을 신청했는데, 이번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가입이 승인됐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이번 회의가 '화상'으로 열렸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회의의 의장국은 인도가 맡고 있는데, 인도는 회의 형식을 온라인 화상회의로 결정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쪽에 서지 않는 '비동맹' 성향을 보여온 인도가 상하이협력기구에 너무 깊숙히 들어가지 않으려는 모습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강력한 무기를 꺼내들었습니다. 첨단 반도체에 사용되는 갈륨과 게르마늄 등 희귀 금속에 대해 다음 달부터 수출통제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갈륨은 전 세계 생산량의 94%, 게르마늄은 90%를 중국이 공급해왔습니다. 지난 달 미국의 요구에 따라 네덜란드가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에 대한 보복조치로 보입니다. 재닛 옐런 美 재무장관이 7월 6일부터 중국을 방문해 회담을 갖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당원 수가 1억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공산당 입당이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에 대졸자를 중심으로 입당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중국 공산당은 민간기업 등에도 공산당 조직을 두고 이를 통해 기업 등을 통제하려 하고 있습니다.
군사반란 이후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의 행방이 불분명합니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말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벨라루스가 아니라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다고 합니다. 또한, 르몽드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 용병들에게 벨라루스에 머물면서 벨라루스 군대의 "교관"으로 일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바그너그룹의 전쟁 경험이 자국 군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바그너그룹의 백전노장들은 그의 말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합니다. 또,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싸울 용병을 계속 모집중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있습니다. 여러 엇갈리는 보도와 함께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의 행방이 안개 속에 있습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혼 8번' 유퉁, 11세 딸 몽골서 데려왔다…"엄마에 남자 생겼더라" - 머니투데이
- 피프티 부모들, 계약해지 소송 당일 상표권 등록…"계획적" - 머니투데이
- 母 연락도 안 받는 허니제이…오은영 "전화공포증" 진단에 '눈물' - 머니투데이
- 제인 "한 달 술값만 200만원" 고백…오은영 "알코올 의존" 경고 - 머니투데이
- 브리트니, 경호원에 맞아 '꽈당'…NBA선수와 사진 찍으려다 굴욕 - 머니투데이
- 이재명 '법정구속' 띄우는 한동훈…내달부턴 '민생정책 드라이브' - 머니투데이
- [르포]과수원 주인 졸졸 따르다 300kg 번쩍…밥도 안 먹는 '막내'의 정체 - 머니투데이
- 베트남 가서 맥주만 마셨을 뿐인데…정일우에게 일어난 일 - 머니투데이
- 가방속에 젖은 옷 가득…비행기 타려다 체포된 20대 왜? - 머니투데이
- 히밥 "전성기에 한달 1억290만원 벌어"…165만 유튜버 수익 지금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