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이 죽었다" 軍 긴급 비상경계…급박했던 그날[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94년 7월 9일. 북한 방송이 돌연 특별 뉴스를 내보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석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김일성 사망' 소식이었다. 김일성은 보도 이틀 전인 7월7일, 묘향산 특각(별장)에서 쓰러졌고 다음날인 8일 오전 2시 사망한 걸로 드러났다. 사인은 심근경색.
6·25 한국전쟁을 일으킨 인물이자 북한의 '국가 그 자체'이던 김일성(1912~1994)이 사망하자 한반도 주변은 긴장이 고조됐다. 우리 군은 만일의 사태를 고려해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발동했고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1994년에 이미 82세 고령이던 김일성은 핵개발을 지렛대로 국제고립을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앞서 1993년 북한은 몰래 핵개발을 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받게됐다. 이에 북한은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공언하며 맞섰다. 이른바 제1차 북핵 위기다.
그해 6월,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을 만난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측에 미국 등이 경수로를 제공해 에너지난을 덜어주는 대신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NPT에도 잔류토록 하는 협상을 한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분단 이후 첫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된다.
김일성이 죽는 순간 머물던 평안북도(자강도) 묘향산 특각은 바로 김영삼 대통령과 7월25일 정상회담 장소로 낙점한 곳이었다. 물론 김일성은 평소에도 여름이면 비교적 시원한 묘향산 등을 찾아가 더위를 피하곤 했다.
회담장 등을 둘러보고 회담을 준비하던 김일성은 7월 7일 밤 쓰러졌다. 의료진의 즉각적인 대처가 없었고 결국 8일 새벽 숨진 것으로 드러난다.
김일성 사후 남북관계와 한반도정세도 변화를 겪는다. 김일성 생일 4월15일을 '태양절'이라며 기념할 정도로 숭배하던 북한은 그가 사망하자 충격에 빠진다. 그의 시신은 특수한 방부처리를 거쳐 공개됐다. 북한 주민들은 울면서 김일성을 참배했고 이 과정에서 실신하거나 오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미 권력승계를 해오던 아들 김정일에게 확실히 권력이 넘어가며 북한에 '김정일 시대'가 열렸다. 남북정상회담은 취소됐다.
한국 내에선 조문 논란도 거세게 일었다.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당시 외무통일위원회)에서 우리 정부가 조문의사를 표명할지를 거론하면서 논쟁이 촉발했다. 이 화두는 조문논쟁으로 이어졌고 정부는 조문과 추모를 금지하기에 이른다. 이 일은 주사파 논란으로 이어진다.
이는 국내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김 대통령은 국가수호를 내걸고 주사파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방향으로 대응했다.
박 총장의 청와대 발언 하루 뒤인 7월19일, 북한은 김일성 장례식을 치렀다. 김일성의 거처이자 집무실이던 주석궁은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바뀐다.
이미 심각한 경제난을 겪던 북한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로 들어갔다. 북한은 산업생산, 전력과 에너지 등 경제 각 분야가 무너져 남한과 체제경쟁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김정일은 군을 장악하면서 체제를 유지했고 핵 개발도 계속했다. 남북이 냉랭한 국면에 들었고 대화도 단절됐다.
한편 김정일은 집권 17년째인 2011년 70세로 사망했다. 그의 아들이자 김일성의 손자인 김정은이 3대째 정권을 세습했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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