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선수 월드컵행', 다문화 시대 속 한국 체육계 현재[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9년 9월 발표된 통계청의 '2018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한국 다문화가구는 33만5000가구, 가구원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은 10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다문화 가구원은 총인구 5136만명에서 2%를 넘어섰다.
2021년 발표에는 2년 사이 10만명이 증가한 다문화 가구원 110만명으로 조사됐다. 한국 사회가 빠르게 다문화 시대 속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체육계에서도 다문화 흐름의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 일어났다. 5일 발표된 2023 여자 FIFA 월드컵에 나설 최종명단에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미국계 한국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15)가 선발된 것.
다문화 시대 속 한국 체육계의 다문화 선수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본다.
▶장대일과 추성훈, 벌써 25년전…농구 드래프트도
단일민족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이미 축구 국가대표 혼혈 선수는 25년 전부터 있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아버지가 영국인, 어머니가 한국인인 수비수 장대일이 선발됐던 것. 비록 월드컵 출전은 하지 못했지만 국가대표로 15경기나 뛰었을 정도로 인정받았던 선수.
당시에도 그의 다문화 이력은 화제가 됐지만 특이한 예시 정도로 언급되는 수준이었다. 25년 전만 해도 한국 사회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방송인으로 유명한 추성훈도 재일 한국인 3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다. 추성훈은 일본에서 쭉 자랐으나 한국 유도 실업팀에 입단해 한국 유도 국가대표로 2001년 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땄다. 이후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 일본 국가대표로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고 이후 일본인으로 활동 중이다.
체육계에서 혼혈선수들이 대거 유입된 사례도 있다. 바로 농구가 주인공. 2009년 프로농구(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혼혈선수 드래프트가 따로 열렸고, 이를 통해 전태풍(토니 앳킨스), 이승준(에릭 산드린), 문태영(그레고리 스티븐슨) 등 총 5명의 혼혈선수가 한국 무대에 들어왔다. 이후 2010년에도 문태영의 형인 문태종(제로드 스티븐슨)이 드래프트 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한국 국가대표가 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기여하거나 이후에도 계속 한국 무대에서 뛰며 성공적인 정착사례로 남았다.
▶2010년대, 혼혈보다는 귀화 선수 열풍
2010년대 들어서 부모 중 한명만 한국인인 혼혈보다 아예 외국인을 데려다 귀화시켜 전력향상을 꾀하는 전략적 사례로 바뀌었다.
이는 국제무대에서 전력이 부족한 종목에서 많이 발생했다. 유승민 이후 국제 무대 성적이 신통치 않던 탁구는 중국인 전지희를 귀화시켜 2014 인천 아시안게임부터 출전, 지금은 '삐약이' 신유빈과 함께 여자 복식 세계 랭킹 2위의 조를 형성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의 취약종목에 무려 19명의 귀화선수가 나왔다. 동계올림픽의 '꽃'인 아이스하키에 남녀 총 11명이 귀화했고, 바이애슬론 4명, 스키 2명 등 아예 한국과 인연이 없던 외국인 선수가 특별귀화 했다. 하지만 이후 귀화 선수에 대한 관리 부실로 이전 고국으로 돌아가는 선수도 생기며 폐해가 지적되기도 했다.
국제 무대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한국 남자 농구도 2018년 한국에서 뛰던 미국 선수 라건아를 귀화시켜 국가대표 주전 센터로 만들었다. 라건아는 대표팀과 함께 한 후 "한국 농구는 F학점"이라고 작심발언을 해 화제가 됐다. 라건아는 이번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농구에 금메달을 안겨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영조-이봉주 이후 긴 침체기에 들어간 마라톤도 케냐의 에루페를 오주한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 한국으로 귀화시켰다. 그러나 그는 이미 금지약물에 걸렸던 선수로 귀화 후에도 올림픽 등 국제 무대에서 완주하지 못하고 기권하는 모습을 이어가 논란에 있다.
▶메이저리거 국가대표와 케이시 유진 페어, 그리고 체육계의 관리
지난 3월 야구 대표팀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내야수 토미 현수 에드먼을 전격 발탁해 큰 화제를 모았다. 에드먼은 어머니가 한국인이지만 미국 국적에 한국어를 못하는 선수다. 하지만 부모의 나라에서 국가대표로 뛸 수 있다는 WBC의 규정 덕에 야구 대표팀 첫 외국인 국가대표가 됐다.
여자 유도에서는 허미미-허미오 자매가 국가대표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아버지가 한국인에 어머니가 일본인으로, 일본에서 일본인으로 쭉 살다 이번 한국 국가대표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이다.
여자 축구 월드컵 대표팀에 뽑힌 케이시 유진 페어는 아직 15세의 미성년자로 복수국적 선수다. 만약 월드컵에 한국 국가대표로 나가면 다른 국가에서 국가대표로 뛸 수 없다.
중요한건 앞으로다. 비록 이전까지 한국과 크게 관련 없는 삶을 살았던 선수에게는 한국에서 꾸준히 정착해 살거나 혹은 외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더라도 한국인이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인의 노력 역시 필수불가결.
세계 2위가 된 탁구 전지희 선수와 평창 동계올림픽 귀화 선수의 폐해는 분명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외국인을 귀화시킬 경우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한국에서 자란 혼혈선수나 외국에 살지만 혼혈 한국 선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국제 다문화 시대에 한국 체육계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 더불어 가는 사회 속의 체육을 일궈낼지 중요한 현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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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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