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 수수료, 고급주택·상업용 부동산은 인상해야"[인터뷰]

안다솜 2023. 7. 8.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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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중개업계 곤궁한 처지 의식한 듯
"권리보증·에스크로 제도 등 안전한 중개거래 위한 시스템 보완 필요해"
"프롭테크와 함께 중개사고 막아야…허위매물 과태료는 의뢰인 상황 따져야"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서민들이 주로 사는 주택의 중개보수요율을 올릴 순 없지만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사는 주택들에 대해선 보수체계 변경이 필요합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이나 토지 등은 서민들의 주거와 관련이 없으니 보수체계가 좀 더 상향되고 바뀔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거래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개업소들이 많다는 점을 의식한 듯 먼저 중개 수수료 상향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4일 아이뉴스24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이 회장은 해외의 중개 사례를 보면 단순 알선 외에도 시스템적으로 수요자의 피해를 막을 장치가 중개수수료에 포함돼 있다며 우리나라도 시스템 개선과 함께 중개수수료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지난 4일 오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 회장은 전세사기와 관련해서도 해법을 제시했다. 임대인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임차 정보가 차단된 그동안의 시스템 아래서 협회 공인중개사들도 피해자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공인중개사에게 임대인에 대한 정보를 알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년째 중개사 휴·폐업 증가세…상업용 부동산은 중개수수료율 높여야

이 회장은 몇 년 사이에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서 거래량이 급감했고 이 때문에 공인중개사들의 휴·폐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1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6천63명인데 휴·폐업한 공인중개사는 6천766명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작년, 재작년까지만 해도 1만 개가 폐업하는 한편 1만2천~1만3천 개의 사무소가 개업하며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는데 지난해 8월부턴 폐업만 늘어나며 사무소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거래량이 전체 평년 거래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고 한동안 세계 경제가 나아질 때까진 이런 흐름을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전세사기 단속 등의 여파로 공인중개사들의 상황이 더 곤궁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월세 사기가 부각되고 실제보다 상황이 부풀려지면서 불안해진 수요자들로 인해 거래량이 더 가파르게 줄어 수입이 급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으로 업계 내 반발이 많다"는 주장을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특히 표시 광고와 관련한 과태료 부과가 중개시장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며 "보통 중개 의뢰인들은 1개의 중개사무소가 아닌 다수의 중개사무소에 중개의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중개사무소는 의뢰받은 물건을 광고한다. 여러 곳에서 광고하다가 특정 중개사무소에서 계약이 이뤄지면 나머지 중개사무소들은 의뢰인이 연락을 주기 전까지 계약체결 사실을 몰라 바로 광고를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정부에선 이런 경우까지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한다"며 "정부가 허위 매물을 없애고자 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작 물건을 여기저기 내놓은 의뢰인에게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거래완료 사실을 모르고 있던 중개사에게만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 부당하다"고 부연했다.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이와 비슷한 유형의 과태료 처분이 2020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2만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지난 4일 오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 회장은 중개보수요율과 관련해 일부 상업용 부동산이나 토지 거래에 대해선 요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중개보수요율이 최고가 0.9%고 주택 같은 경우 0.4~0.5% 선이다. 공동중개가 이뤄져서 매수·매도인의 중개보수를 다 받는 경우도 거의 없다"며 "우리나라 중개보수가 1% 선이니까 그렇게 낮지 않다고 하는데 매도인 혹은 매수인 둘 중 한 명에게만 일반적으로 중개보수를 받으니 0.45%가 실질적인 중개보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여러 해외 사례를 보면 평균 2~7%대로 중개보수가 실질적으로 더 높아지면 그에 따라 나올 수 있는 서비스들이 있다"며 "서비스 업역을 확대해서 중개보수체계도 올라가고 소비자들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사회적 거래 시스템이 설립돼야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단순 알선만 하는 현재의 중개보수요율이 0.4~0.5% 수준인데 이 밖에 권리보증, 에스크로 제도, 전세사기를 방지하는 다양한 방법을 시스템화해 매수·매도인의 피해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업역이 확대되고 체계가 확보되면 충분히 가능하다. 해외의 경우 시스템적으로 그런 안전장치가 있다"며 "우리도 그런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3억~5억원 이하 주택들은 중개보수요율을 올리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런 주택을 대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보진 않는다"며 "중산층 이상들이 사는 고가의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 토지 등은 서민들의 주거와 관련이 없는 만큼 보수체계가 상향되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 프롭테크 업계와 상생…함께 컨설팅 업체통한 중개사고 막아야

프롭테크 업계와는 경쟁보다 함께 위험도가 높은 거래를 중개사를 통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종혁 회장은 "프롭테크 포럼에 있는 기업들과 각종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며 "직방 등 프롭테크 기업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인정하고 협회도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함께 시너지를 내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업해서 더 좋은 파이를 키워나가는 게 맞다"며 "전체 부동산 시장을 보면 거래의 40% 수준이 중개사 통하지 않고 진행된다. 컨설팅업체나 기획 부동산을 통한 건데 이건 음지거래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전체 거래의 40%를 차지하는 직거래를 중개거래를 통하도록 하면 프롭테크 업계와 함께 나눌 파이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실제로 5~6%가 직거래로 95%는 중개 거래가 이뤄져야 하는게 맞는데 35%는 음지거래가 있다"며 "이로 인해 부동산 거래 피해자가 또 발생한다. '프롭'은 협회가 더 잘하고 '테크'는 프롭테크 기업들이 더 잘하니 조율을 하면서 그런 피해도 같이 막으면 좋겠다. 언제든지 협업할 마음이 열려있고 프롭테크 기업들과 같이 발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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