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줄돔·독가시치… 제주서 잡히는 어종 42%가 열대어
제주 바다에 서식하는 어종의 40% 이상이 아열대 어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 아열대 어종은 80여 종으로, 최근 10년 새 2배 가까이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겨울철에도 아열대 어종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도 연안 4곳에서 최근 10년간 어류 177종(2만5446마리)을 잡아 분석한 결과, 전체의 42%인 74종(1만266마리)이 아열대 어종으로 나타났다. 붉은 빛깔을 띠는 호박돔과 지느러미에 독이 있는 독가시치가 많이 잡혔고, 황놀래기와 긴꼬리벵에돔, 벤자리, 무점황놀래기, 두줄촉수 등도 보였다고 한다. 제주도 인근의 아열대 어류는 2013년 44종에서 지난해 83종까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란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새겨져 호랑이를 닮은 범돔, 푸른색 줄무늬가 화려한 청줄돔 등 관상어로 많이 보던 어종 등이 포함돼 있다.
조양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일본 오키나와나 대만 인근에서 해류를 타고 제주 인근까지 올라온 아열대 어종들”이라며 “예전에는 겨울철에 뚝 떨어진 수온을 견디지 못하고 대부분 폐사했지만, 최근 온난화로 수온이 올라가며 살아남아 번식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서귀포 인근 해역의 겨울철 수온은 과거 13~14도까지 내려갔지만, 최근에는 15도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바다 환경의 변화가 해양 생태, 토착 어류의 먹이 사슬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생태학적 관련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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