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 계획 들통난 김봉현, 30일 독방 신세

접견·전화 금지… 최고 수위 징벌
韓 법무 “엄중 조치 선례 만들것”

‘라임 펀드 사태’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서울 남부구치소 수감 중에 탈주 계획을 세운 것이 적발돼 30일간 독방에 머물며 접견과 전화를 금지당하는 징벌인 금치(禁置) 조치를 당했다. 금치는 구치소 수감자에게 내려지는 징벌 가운데 가장 무거운 것이다.

법무부는 7일 남부구치소가 김봉현씨의 탈주 시도와 관련해 징벌위원회를 열고 김씨에게 ‘금치 30일’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지방교정청과 남부구치소 특별사법경찰 합동조사반이 구치소 내 공범 유무 등에 대해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라임 펀드 사태로 지난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남부구치소 수감 중에 조폭 출신 동료 수감자에게 “탈주를 도와 달라. 대가로 20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가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김씨는 구치소에서 검찰청으로 조사받으러 나가는 길에 외부인의 도움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뒤 사설 구급차로 도망가는 방안,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으면서 외부인의 난동을 틈타 달아나는 방안 등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동료 재소자에게 탈주를 돕는 사례금을 40억원으로 높여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씨의 탈주 계획은 그로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동료 재소자 측이 검찰에 제보하면서 드러났다.

앞서 김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미 두 차례 도망간 바 있다.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진 뒤인 2019년 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김씨는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5개월간 도주했다가 붙잡혔다. 그는 당시 도피 자금 55억원을 캐리어 3개에 나눠 담아 도피하면서 밀항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

이후 김씨는 2020년 5월 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다가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났다. 전자 발찌를 착용하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김씨는 1심 결심 공판 당일인 작년 11월 11일 전자 발찌를 끊고 달아났다가 48일 만에 검거됐다. 당시 김씨의 누나와 조카가 도움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이날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생각할 수 없는 도주 시도가 있었다”면서 “엄중하게 조치해 선례가 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