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쓰레기도, 물건도 아닙니다

생후 6일된 딸, 종량제 봉투에 버려

‘출산 후 미등록 영아’를 수사 중인 경찰은 광주의 30대 여성 A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와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숨진 아기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넣어 쓰레기 수거함에 넣었다고 한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8년 4월 초 광주광역시 광산구 자택에서 생후 6일 된 딸을 홀로 두고 3시간 정도 외출했다. 돌아온 뒤 숨진 아기를 발견했고, 다음 날 새벽 쓰레기 수거함에 버린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20대 중반 미혼모였던 A씨는 신생아를 감싸는 겉싸개에 얼굴이 덮인 채 숨져 있는 딸을 발견했지만, 별도의 장례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아기를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 살던 A씨는 가족 몰래 의료기관에서 딸을 출산했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어 주변 도움 없이는 딸을 키우기 어려운 형편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일어난 지 5년이 넘어 시신을 발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구체적인 유기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까지 ‘출산 후 미등록 영아’ 2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자체로부터 수사를 의뢰받은 사건 867건 중 780건의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전날보다 182건이 늘었다. 780건 중 경기 남부가 159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132건), 인천(70건), 경남(58건) 순이었다.

이날 서울에서도 처음으로 영아 사망 사례가 확인돼 송파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범죄 혐의가 없어 수사를 종결했다. 경남 진주경찰서도 2016년 4월 출생신고 없이 사망한 영아에 관한 수사를 진행했으나 출생 직후 병원에서 바로 사망한 사실이 확인돼 수사를 종결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 전국 지자체의 출산 후 미등록 영아에 대한 전수조사는 이날 마감됐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도 조금씩 잦아들 전망이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전수조사는 끝나더라도 지자체의 수사 의뢰가 산발적으로 더 들어올 수 있다”며 “추이를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