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금융사고, 시중銀의 2배… “관리체계 마비”

강우석 기자 2023. 7.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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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급증으로 예금 인출 사태가 불거진 새마을금고에서 최근 들어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의 금융사고 건수가 자산 등 덩치가 훨씬 큰 시중은행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새마을금고의 대출 채권 부실 사태를 계기로 관리감독 권한을 금융당국에 넘기는 등 대대적인 수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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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사태]
횡령-배임 등 임직원 비리 잇달아
국회, 올 3월에야 제재 강화 입법
檢, 불법 리베이트 혐의 팀장급 구속
연체율 급증으로 예금 인출 사태가 불거진 새마을금고에서 최근 들어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소규모 금고뿐만 아니라 중앙회에서도 리베이트 수취, 수수료 불법 지급 등의 비위 사건이 속출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에 대한 관리 체계가 사실상 ‘마비 상태’와 다름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 금융사고 건수 일반 시중은행의 두 배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새마을금고 임직원이 저지른 금융사고(횡령·배임·사기·알선수재)는 85건, 피해 금액은 640억97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시중은행의 금융사고 현황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NH농협)의 금융사고 건수는 총 210건, 피해액은 1982억 원으로 한 곳당 약 40건, 400억 원 안팎이었다. 새마을금고의 금융사고 건수가 자산 등 덩치가 훨씬 큰 시중은행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셈이다.

금융사고가 빈번한 것은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느슨한 관리감독 체계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각종 검사와 조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문제가 적발되면 이를 처벌, 징계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의 각 지역 금고는 금융 전문성이 떨어지는 행정안전부의 감독 체계에 사실상 방치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금융자산 규모는 284조 원, 거래 고객은 2262만 명에 달하지만 행안부 내 새마을금고 업무를 맡고 있는 인력은 10명에 불과하다. 또 대출 심사 등 주요 의사결정이 중앙회가 아닌 금고 단위로 이뤄지다 보니 리스크 관리나 내부 통제에 허술할 수밖에 없다.

새마을금고에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자 국회는 올 3월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뒤늦게 관리 감독에 대한 기준을 추가로 마련했다. 행안부 장관과 중앙회장에게 개별 금고 임원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이를 통해 각 금고 임원에 대한 해임, 직무정지, 견책, 경고 등의 조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임원 선거제도 정비, 상근 이사장 자격 요건 등을 신설해 새마을금고의 전문성과 건전성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 지역 금고뿐 아니라 중앙회도 잇단 비위 의혹

올 들어서는 지역 금고를 넘어 최상위 기관이라 할 수 있는 중앙회에서도 비위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역 일선 금고와 중앙회를 가리지 않고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사모펀드에서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중앙회 팀장급 직원 A 씨를 구속했다. 중앙회 ‘2인자’로 꼽히는 류혁 신용공제 부문 대표이사도 펀드 출자금을 특정 회사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각종 비위의 중심에 박차훈 중앙회장과 그의 측근 그룹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8일에는 박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새마을금고는 2018년 박 회장 취임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기업금융 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웠는데, 이 과정에서 부실 대출과 뇌물수수 등 각종 비위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마을금고의 내부통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만큼 관리감독 체계를 원점부터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새마을금고의 대출 채권 부실 사태를 계기로 관리감독 권한을 금융당국에 넘기는 등 대대적인 수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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