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채식주의자의 길이 버거운 당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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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과소비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논란이 일 때마다 자연스레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채식주의다.
대학생 때 우연히 '공장식 사육의 비극'이란 책 등을 읽은 후 채식주의자가 됐다.
결국 저자가 찾은 대안은 책 제목처럼 절반만 고기를 먹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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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육류에 대한 욕구를 멈출 순 없었다. 결국 저자가 찾은 대안은 책 제목처럼 절반만 고기를 먹겠다는 것. 저자는 자신처럼 육류 과소비에 대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 이들과 함께 채식주의가 아닌 바람직한 육류 소비를 권유하는 비영리재단 ‘리듀스테리언’을 2014년 설립해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저자는 인류와 함께한 고기의 역사를 치밀하게 관찰한다. 우선 칼로리가 높은 고기가 인류의 뇌 발달 및 진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순기능을 조목조목 소개한다. 또 고기 자체가 맛있다는 것을 과학적 분석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방의 특별한 조합, 모든 식품에서 나타나는 갈변화 현상인 마야르 반응에 따른 고기의 향미 등 다른 음식에서 찾기 힘든 감칠맛의 배경을 설명해준다.
과하면 뭐든지 문제가 되는 법. 폭발적인 육류 소비 증가로 인해 세계적으로 산업형 축산업이 발달했다. 돌아눕기도 어려울 정도의 임신용 금속 우리에 갇힌 돼지, 빠른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약물을 투여 받아 도축 시점에 걷지도 못하는 닭, 고통스러운 뿔 자르기 등을 견뎌야 하는 소까지…. 잔인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의 고통은 윤리적인 문제를 넘어 인간의 심장병과 당뇨, 비만 등 건강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심각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크게 3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수준 높은 동물 복지를 추구한 친환경 축산, 동물이 아닌 식물성 육류 섭취, 그리고 실험실에서 고기와 유사한 ‘세포배양육’을 기르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른바 ‘공장식 사육’으로 불리는 산업형 축산이 아니라면 어떤 대안도 좋다는 결론을 내린다. 죄책감을 강요하기보다는 고기 소비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내는 제안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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