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中총리 "승자독식 말고 계속 소통하자"(종합2보)

옐런 장관, 방중 이틀 차에 리창 총리와 회담
옐런 "건전한 경쟁 추구…경제 관계 악화 안돼"
리창 "인류 위해 소통 강화로 합의점 찾아야"

[서울=뉴시스] 이윤희 기자 = 중국을 방문한 제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공산당 서열 2위인 리창(李强) 총리와 만나 상호 이익을 위해 소통을 지속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옐런 장관은 중국 광물 수입제한 대응 조치를 염두에 둔 듯 의견 불일치가 경제 관계 전반을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리 총리는 미국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양국 관계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옐런 장관은 방중 이틀차인 이날 리 총리와 만나 "우리는 승자 독식이 아니라 공정한 일련의 규칙 아래 시간이 지나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건전한 경제 경쟁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미·중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협력할 의무가 있는 중요한 글로벌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옐런 장관 방중을 며칠 앞두고 오는 8월부터 첨단 반도체 핵심 소재인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미국 역시 대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옐런 장관은 리 총리에게 미국 안보에 해가될 수 있는 중국의 접근에 대해서는 위험을 제거하는 '디리스킹'을 진행하겠다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이로 인한 갈등이 양국 경제에 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어떤 상황에서라도 (미국은) 자국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경우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어떠한 의견 불일치도 양국 간 경제 및 금융 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시키는 오해로 이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정기적 의사소통 채널 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고, 리 총리 역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중국 CCTV에 따르면 리 총리는 미중이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은 인류의 미래에 중요하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윈윈'을 위한 상호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합의한 점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 측은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접근 법을 취하고, 중국과 협력해 양국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돌려놓기 바란다"며 "협력 강화는 정말로 필요하며 올바른 선택이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도 리 총리가 "중국의 발전은 미국에 도전이기보다 기회이며 위험 보다는 이익이다"며 "양측은 소통을 강화하고, 심도있고 솔직하며 실용적인 교류를 통해 경제 분야 중요 이슈에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옐런 장관 입국 이후 무지개가 뜬 것을 언급하면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 후 우리는 더 많은 무지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갈등을 겪고 있지만, 향후에는 양국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경제와 무역 관계의 건강한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6일 중국에 입국해 오는 9일까지 방중 일정을 소화한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 장관이 중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중순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찾아 양국 관계 회복의 물꼬를 텄다.

옐런 장관은 전날 중국 도착 후 트위터를 통해 "중국 당국자와 기업 지도자를 만나러 베이징에 오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방문은 오해와 잘못된 소통을 피하고 소통할 기회를 준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공개된 자리에서 중국음식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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